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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근형·이청솔기자 ssun@kyunghyang.com
ㆍ진보의 대안 찾기
진보 세력이 대중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모색해야 할 해법은 무엇일까.
진보·보수 진영의 지식인과 일반 시민을 막론하고 의견은 대체로 일치했다. ‘현실적인 목표 및 과정 설정’ ‘시민과 함께하는 시민운동’ ‘이념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탈피한 상대방 의견 존중’ 등이다. 우선 현실과 괴리된 채 ‘뜬구름 잡는’ 운동 방향을 수정해야 진보 진영의 불통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견해가 주류를 이뤘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학)는 “진보적 가치가 지향하는 목표에 도달하는 경로 및 구체적인 수단에 대한 성찰이 부족하다”며 “바람직한 사회를 얘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방법을 통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보 진영의 청사진을 실현할 수 있는 정치적 역량을 결집하고 키우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연세대 박명림 교수(정치학)는 ‘실사구시’를 강조했다. 박 교수는 “선거 때마다 진보 진영에서는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는데 시민들 입장에서는 거부감이 드는 관념적인 구호에 불과하다”면서 “진보 진영의 주장 가운데 실질적인 진보가치를 실현하는 데 기여하는 논리가 몇 가지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눈높이를 시민들에게 맞춰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심광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영상이론)는 “진보는 공부가 부족하다”며 “복잡한 내용을 시민들에게 쉽게 설명을 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대중은 살아 움직이는데도 진보 진영의 지식인들은 개별분과 학문의 틀에 갇혀 있어서 소통이 힘들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만중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은 “진보 진영은 목표와 과제를 추상화하고 명분을 중시하는 습성이 몸에 배여 있어 현실 언어로 국민들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박사과정 신모씨는 진보 진영이 지나치게 명망가 위주의 운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씨는 “시민들의 의제를 중심으로 아래로부터의 운동에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현준 시대정신 사무국장은 “진보 진영이 추구하는 체제의 이념과 노선을 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회경제국장은 “보수세력을 수구·냉전 세력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실체를 존중하며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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