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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국 사회 생태 이슈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전환’일 것이다. ‘전환’은 자본주의 이후의 대안, 자연과 관계 맺는 방식과 생활양식의 변화를 찾는 일이다. 특히 ‘에너지 전환’과 ‘생태 전환’의 관점으로 올해를 예측할 수 있다. 에너지 전환은 자본주의 산업사회를 이끌었던 화석연료 및 핵 기반의 에너지원을 재생가능 에너지원으로 교체하는 것이다. 생태 전환은 개발주의 이면의 환경 훼손을 생태적으로 재자연화, 복원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올해는 에너지 전환의 주요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해결의 답은 에너지 전환에 있다. 동전의 양면과 같은 두 가지 문제의 원인은 석탄화력발전소, 그리고 석유를 사용하는 자동차, 선박 등 내연기관이다. 문재인 정부가 화석연료를 폐기할 수 있을지는 올해가 갈림길이다. 2050년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선포하는 국제사회에 ‘기후 악당’인 한국이 어떻게 응답할 것인지 주목할 만하다. 반기문 위원장이 이끄는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올해 석탄발전소 퇴출, 전기요금 합리화,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등 ‘전환’을 위한 중요하고 큰 결정을 앞두고 있다. 생태계든 주민이든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정의로운 전환’의 관점으로,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입지 갈등도 풀어야 할 과제이다. 4월 총선, 정치가 에너지 전환에 응답해야 한다.

4대강 재자연화, 새만금 해수 유통, 용산미군기지 오염 정화, 평창 동계올림픽 가리왕산 복원, 비무장지대 생태보전 등 몇 가지를 2020년 생태 전환의 주요 과제로 예측할 수 있다. 올해 총선 전후로 금강, 영산강 5개 보 처리 방안이 확정된다. 빠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 낙동강, 한강 재자연화 방안도 결정된다. 새만금사업 2단계 수질 개선 평가 용역도 완료된다. 더 나은 수질을 장담할 수 없다면 결국 새만금 수문을 영구적으로 열어야 할 것이다. 용산미군기지 반환 협상도 올해 개시된다. 국가공원에 대한 열망에 앞서 기름과 화학물질에 오염된 토양, 지하수를 오염자인 주한미군이 책임질지가 관건이다. 정부와 지자체, 학계와 시민사회가 합의한 가리왕산 ‘온전한 복원’이 강원도의 약속 파기와 정선군 투쟁위원회의 농성으로 원점에서 재검토되고 있다. 가리왕산의 운명도 곧 판가름 난다. 비무장지대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에 대한 북한의 호응도 관심사다. 이 외에도 제주 제2공항 등 중대한 현안이 발등의 불이다.

2020년, 환경을 넘어 생태로의 전환을 바란다. ‘환경’은 자연을 물리적 대상으로서 관리할 수 있다고 여긴다면, ‘생태’는 인간 가치와 한 몸으로 자연을 파악하고 삶의 전환을 요구한다. 위기의 세계는 환경론자가 아닌 근본적인 생태주의를 요청한다. 에너지 전환과 생태 전환은 ‘할지 말지’의 선택이 아니라, ‘해야 하는’ 생존 과제이며 지속 가능한 삶의 지향이다.

<윤상훈 녹색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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