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29일 국회 정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국정원은 정권을 비호하는 조직이 아니다. 앞으로 국정원은 국내 정치와 완전히 단절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 문제는 어떻게 제도화해서 실천하느냐는 것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 국정원은 정권 유지 및 재창출의 수단으로 악용됐다. ‘댓글 사건’이 보여주듯 국정원은 2012년 대선에 불법 개입했고 그 덕을 본 박근혜 후보는 대통령이 되었다.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과 사찰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지난해 국정농단 사건 국회 국정조사 과정에서는 국정원이 양승태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를 사찰한 정황이 드러났다. 멀쩡한 공무원을 간첩으로 몰다가 들통나고, 극우 단체에 자금을 대주며 관제 데모를 지시한 정황도 있다. 서 후보자는 “..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이틀간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어제 끝났다. 문재인 정부 첫 총리 청문회여서 큰 관심을 모았지만 낙마에 이를 정도의 하자는 없었다는 것이 중평이다. 이 후보자 아들의 병역 면탈과 부인의 그림 강매 등 몇몇 의혹이 제기됐으나 주요 쟁점은 부인의 위장전입이었다. 이 후보자는 위장전입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모범을 보여야 할 총리 후보자로서 위장전입은 가볍지 않은 흠결이다. 더구나 이 후보자는 위장전입 이유를 ‘출퇴근 편의를 위해서’라고 했다가 ‘강남 학교 배정을 위해서’라고 해 정직성에 의문을 남겼다. 이 후보자가 아들의 병역 면제 관련 진료 자료를 제출하라는 야당의 요구를 끝내 거부한 것도 청문회 취지를 흐렸다. 이 후보자의 흠결은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 원..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갖가지 의혹에 대해 무엇 하나 제대로 검증하지 못하는 맹탕 청문회로 진행되고 있다. 어제 이틀째 청문회도 황 후보자가 검증에 필요한 기본 자료를 내놓지 않거나 늑장 제출함에 따라 ‘깜깜이 청문회’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황 후보자가 “부끄러움이 없다”는 등의 의례적 답변으로 의혹을 회피해도, 이를 검증할 자료 자체가 없으니 온전한 청문회가 이뤄질 리 만무하다. 황 후보자는 병역 기피, 전관예우, 증여세 탈루 등 심각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청문회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며 해명 책임을 미뤄왔다. 그러나 정작 청문회에서도 핵심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것은 물론, 의혹을 반박할 증빙 자료나 근거를 하나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황 후보자는 2013년 법무부 장..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는 어제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축소·은폐한 검찰 수사팀 일원으로서 일말의 책임감이나 양심의 가책마저도 내보이지 않았다. 박 후보자는 축소·은폐 의혹은 물론 재판기록 등을 통해 드러난 ‘부실 수사’ 사실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후보자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수사가 부끄럽지 않다’는 투로 강변했고, “내가 열심히 수사해서 이 사건의 진상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대법관 후보자가 박종철씨 사건의 검찰 수사팀 일원이었다는 게 드러난 뒤 ‘막내 검사로서 무슨 힘이 있었겠느냐’고 변명하던 태도마저 뒤집고 외려 ‘떳떳하다’고 대든 꼴이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수사에 대해 같은 수사팀의 일원이었던 안상수 전 검사(현 창원시장)는 ‘치욕적이었다’고 자신의 책에서 술회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