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늘 세월은 흐르고 새해가 오지만 올해는 범상한 해가 아니다. 추운 날씨에도 1000만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은 오직 불의에 분노하고, 나라가 바로 서기를 바라서였을 것이다. 이 열망이 이번에는 실현될까? 과거 몇 차례 찾아왔던 호기를 번번이 놓쳐버린 우리가 과연 적폐를 청소하고 새 나라를 세울 수 있을까? 물론 첫 단계는 박근혜, 최순실 일당의 불법을 밝혀내 엄정한 법의 심판을 내리는 것이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그 정도로 새나라 건설은 안된다. 왜냐하면 학교에서 한국현대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아서 많은 사람들이 박정희 신화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박정희는 잘했는데, 그 딸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그건 틀린 생각이다. 박정희와 박근혜는 일심동..
돌이켜보면 의심스러운 대목은 많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소양에 관한 얘기는 그가 정계 입문한 18년 내내 입방아에 올랐다. 박근혜는 늘 짧게 말한다. “대전은요?” “참 나쁜 대통령” “동생이 아니라면 아니다”. 간단명료하다. 처음에는 무슨 심오한 뜻이 있겠거니 했다. 알고 보니 그게 다였다. 2012년 대선 토론회에선 정책 현안을 묻는 문재인의 질문에 “그러니까 제가 대통령 하겠다는 거 아니에요”라고 했다. 2004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손석희 앵커와의 인터뷰에선 ‘경제회생론의 근거가 무엇이냐’는 질문이 계속되자 “저하고 싸움하시자는 거예요”라고 했다. 본질인 정책에 대해선 말하지 않았다. 박근혜가 그간 보여준 행적과 언행에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수단과 방법은 전무했다. “대통..
최순실씨의 현재 재산은 3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최씨 언니 등 일가의 자산을 다 합하면 1000억원대일 것으로 평가된다. 최씨의 전력에 비춰볼 때 나이 20대에 유치원을 운영해서 이만한 돈을 모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래서 대부분 아버지 최태민씨가 숨겨둔 재산을 대물림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최씨는 1970년대 중반부터 대통령 딸(박근혜 대통령)을 앞세워 검은돈을 긁어 모았다는 게 주변 인물 다수의 증언이다. 서울 불광동 전셋집을 전전하며 생계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가난했다가 1975년 대통령 딸을 구국선교단 명예총재로 앉힌 이후 갑자기 재산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 제2의 최태민·최순실을 막기 위해 최씨 일가가 쌓은 부정재산을 환수하는 특별법을 만들려는 것은 시민들의 분노를 생각하면..
통합된 국민의사에 반하는 대통령의 아집으로 나라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국면은 혼미하나 민의는 하나다. 남녀와 세대와 지역과 이념을 뛰어넘어 6월항쟁 이후 지금처럼 압도적인 국민통합과 단일의사를 보여준 적은 없었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최고위급 인물들이 줄줄이 소환·구속되는 데서 볼 수 있듯 청와대는 이미 부패의 핵심이자 범죄소굴이었다. 그 범죄자들에게 대통령은 나라의 최고지도자인 동시에 자신들의 범죄를 가능케 해준 두목이었다. 퇴임 이후 문서를 반출한 전직 대통령을 포함해 자기 정부의 공직기강비서관과 특별감찰관을 ‘국기문란’ 사범으로 정죄한 대통령(과 여당)은, ‘현재의’ 국가기밀을 계속 반출하도록 조장·허용·묵인하는 국기문란행위를 자행한 자신에 대해서는 탄핵을 포함해 훨씬 엄한 처벌을 요구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 8월 자신의 트위터에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오바마는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서 이 글에 대해 “적어도 나는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트럼프에게 일침을 가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작다는 점을 비꼰 동시에, 자신의 대통령직 수행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말이다.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 박근혜. 이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박 대통령 역시 대한민국 대통령 중 한 명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그런데 만약 트럼프가 박 대통령에게 저 말을 한다면 박 대통령은 오바마처럼 응수할 수 있을까. 그러기 어려울 것 같다.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 중 한 명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미래의 역사교과서에..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 이어 그 언니 최순득씨와 조카 장유진씨(장시호로 개명)도 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씨 자매와 매주 만나는 한 지인은 “최순실은 최순득이 지시하면 그대로 움직이는 현장 반장이며, 최순실을 비선 실세라 하는데 최순득이 숨어있는 진짜 실세”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테러를 당한 뒤 요양했던 곳도 박 대통령의 고교동창인 최순득씨 집이라고 한다. 최순실씨의 브레인이 장유진이며, 그가 국정농단의 핵심이라는 주장도 있다. 최씨 모녀의 호가호위도 모자라 일가족이 나랏일을 주무르고 있었다니 허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최근 제기된 의혹을 보면 이번 사건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을 등에 업은 최태민씨 일가 국정농단’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다. 새로 불거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