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순기자 ㆍ3부 - 6. 미국모델, 그 파국적 종말 : 빈곤의 심화와 양극화 ㆍ노르웨이·프랑스도 90년대 분배불평등 심화 신자유주의 나라 미국의 분배구조가 다른 형태의 자본주의를 시행한 나라들보다 훨씬 불평등하다. 이는 노조를 중시하는 전통적 조합주의(코포라티즘) 체제의 프랑스, 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인 노르웨이와 수십년간의 분배 지표를 비교하면 분명해진다. 미국, 영국에서 신자유주의 경제가 고착화한 1980년대 이래의 국민 1인당 생산성을 따져도 미국이 절대 우월하지 않다. 다만 프랑스와 노르웨이라 해도 신자유주의 정책을 도입한 뒤에는 분배 불평등이 나타나고 있다. 각국의 분배구조는 지니계수로도 드러난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그 나라의 소득분배 구조가 평등하고,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는 의미..
마닐라 | 정법모 통신원 ㆍ3부-미국 모델, 그 파국적 종말 (5) 공공사업의 사유화 ㆍ한달 27만원 버는데 수도 설치비가 20만원 ㆍ사용료는 10년동안 10배까지 뛰고 ㆍ하수도 설비 안돼 수질은 엉망 ㆍ지하수로 빨래하고 빗물로 목욕하고…수돗물 공급 못받는 시민만 270만명 비가 오는 날이면 필리핀 빈민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있다. 비누칠을 하고 나와 빗물에 샤워를 하는 아이들, 집 앞에서 옷 속으로 손을 넣어가며 씻고 있는 여자들, 빨래에 쓸 물을 통에 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아낙네, 빗물을 받아 동생을 씻기고 집안일을 위해서 빗물을 받고 있는 소녀. 세계자원연구소(World Resources Institute)에 따르면 필리핀은 1인당 연평균 물 사용량이 6093m3로 중동을 제외한 다..
김재중기자 ㆍ요금 인상·서비스 악화 ‘아우성’ #1 미국 일리노이주의 주민들은 2007년 1월 전기와 가스요금 청구서를 받아들고 입이 딱 벌어졌다. 전달에 비해 요금이 2배, 많게는 3배 더 나왔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난방을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난방을 포기하고 식료품을 살 것인지 선택해야 했다. 불과 한 달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사태의 발단은 1997년 전기요금 경쟁 체제 도입이었다. ‘아메렌’과 ‘엑셀론’이라는 민간회사가 에너지를 공급해왔는데 상호 경쟁시키면 서비스가 좋아지고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대신 10년간 가격을 동결하는 유예 기간을 두었다. 10년의 시간이 흘렀고 아메렌은 굴레를 벗자마자 요금을 대폭 인상했다. 주정부와 의회에 비상이 걸렸다. 10억달러의 예산을 투입, ..
김재중기자 hermes@kyunghyang.com ㆍ3부 (5) 공공사업의 사유화 ㆍ데이비드 홀 국제공공서비스연구소장 인터뷰 공공서비스 분야의 세계노조연합인 ‘공공서비스인터내셔널’의 재정지원을 받고 있는 ‘국제공공서비스연구소(PSIRU)’는 민영화와 공공서비스, 세계화 문제에 대한 경험적인 연구로 잘 알려져 있는 연구기관이다. 영국 그리니치 대학교 비즈니스 스쿨에 본부를 두고 이 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 홀 소장(사진)은 상수도와 에너지, 보건·의료 분야의 전문가다. 경향신문은 홀 소장과 e메일 인터뷰를 통해 유럽의 공공서비스 민영화 현황과 쟁점, 전망 등을 들어봤다. 홀 소장은 “경제위기는 공공영역이 강력한 역할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전기 등 방만한 운영…영리주의로는 해결 ..
조명래 | 단국대 교수 ㆍ환경규제 완화…환경의 상품화…소비의 세계화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자원을 채취해 먹고 살아 간다. 먹고 살아가는 것과 자연의 관계는 곧 경제와 환경의 관계를 말한다. 인류역사는 먹고 살아가는 방식, 즉 경제의 진화로 집약된다. 이는 환경에 대한 지배와 착취의 진화이기도 하다. 오늘날의 경제는 전에 없이 고도화되어 선진국의 물질적 풍요는 차고 넘친다. 그에 비례하여 환경도 전에 없는 고도의 착취 대상이 되어 더 이상 스스로를 지탱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21세기인 지금, 서구 선진국을 중심으로 꾸려지는 경제하는 방식을 흔히 ‘신자유주의’라 부른다. 지구 온난화 등으로 나타나는 지구적 환경위기는 이 신자유주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되살아난 시장자유주..
최명애기자 glaukus@kyunghyang.com ㆍ러브조이 美하인즈센터 前소장 인터뷰 토머스 러브조이 미 하인즈 센터 전 소장은 경향신문과의 e메일 인터뷰에서 “고의적으로 환경을 무시한 부시 행정부의 지난 8년이 미국을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러브조이 전 소장은 세계은행 환경 고문, 세계야생동물기금 부총재 등을 지낸 기후변화·생물다양성 전문가로 하인즈 센터 소장을 거쳐 현재 하인즈센터 생물다양성 부문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하인즈센터는 미국의 대표적인 환경정책 연구 기관이다. - 하인즈센터는 미국 환경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의 영향 아래 놓인 지난 20여년간 미국의 환경 변화를 평가해 주십시오. “1990년 청정대기법이 황 사용을 규제하면서 산성비의 산성..
최명애기자 glaukus@kyunghyang.com ㆍ‘석유맨’ 넘치던 부시 내각 “지구온난화 근거없다” 주장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 ‘오명’ 2005년 6월 백악관이 발칵 뒤집혔다. 부시 행정부의 백악관 환경담당보좌관인 필립 쿠니가 지난 5년간 환경청 발간 보고서들을 검열하고 멋대로 편집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쿠니는 2001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환경청의 연례 환경보고서와 대기오염 보고서에 손을 댔다. ‘굴뚝이나 파이프 등의 배출가스가 부분적으로나마 지구 온난화에 기여했다’는 문장은 ‘과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로 바뀌었다. ‘지구 온난화가 건강과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내용은 이해할 수 없다며 잘라냈다. 2003년 크리스티 휘트먼 환경청장은 쿠니의 이런 검열에 대해 “반쪽짜리 진실을 전달하느..
로스앤젤레스 | 배준범 통신원 ㆍ3부 - 미국모델, 그 파국적 종말 (3)지구적 식량공급 체계 ㆍ‘푸드 퍼스트’ 운동 라즈 파텔 인터뷰 미국의 ‘푸드 퍼스트’(Food First)로 잘 알려진 비영리연구교육기관인 ‘식량과 발전정책 연구소’의 연구원인 라즈 파텔 박사는 다국적 기업이 장악한 지구적 식량 공급 체계의 위험성을 경고해온 활동가이자 연구자이다. 세계적인 농민단체인 비아 캄페시나(Via Campesina)와 함께 활동하는 것은 물론 도시빈곤문제에도 관여하고 있다. 그는 1999년 세계무역기구(WTO) 회의가 열린 미국 시애틀에서 식량주권을 지지하는 시위를 조직하기도 했다.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 콰줄루 나탈 대학 국제개발학 연구소 특별연구원으로도 일하고 있다. 세계은행(World Bank), 세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