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수기자 soo43@kyunghyang.com ㆍ임차인 동의없이 임대료 못올리고 주거 수준·환경에 따라 가격 결정 네덜란드는 1901년 주택법 제정 이후 비영리 공익법인인 ‘주택조합’이 임대주택 공급을 주도하고 있다. 네덜란드에는 기초지방자치단체 수준에 최소 2~3개 이상, 전국적으로는 600여개의 주택조합이 있다. 이들이 공급하는 사회임대주택은 네덜란드 주택의 36%(250만호)를 차지하고 있다. 민간임대주택을 포함한 전체 임대주택 중 사회임대주택 비율은 75%에 이른다. 주택조합은 대규모로 임대주택을 지어 임대·관리한다. 목적은 영리행위가 아니라 ‘적절한 주택을 싼값에 공급하고 유지하는’ 일이다. 사기업보다는 공기업 성격을 더 많이 갖고 있다. 주택조합은 저렴한 임대료를 받지만 사회임대주택은 민간업..
홍진수기자 ㆍ네덜란드 주택연구 아우버한트 “임대주택 거주 40%가 고소득층” 안드레 아우버한트는 네덜란드 델프트공대 산하기관인 OTB 주택·도시·교통연구소 연구원이다. 사회임대주택 정책을 연구해온 그는 경향신문과의 e메일 인터뷰에서 “네덜란드에서는 사회임대주택에 사는 일이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적합한 주택에 살고 있느냐란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 한국의 사회임대주택에는 주로 저소득 계층이 살고 있다. 따라서 사회임대주택에 산다는 것은 곧 ‘사회적 낙인‘이 된다. 네덜란드에서는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네덜란드 사회임대주택에 사는 가족의 40~45%는 고소득층에 속한다. 네덜란드의 전체 주택 중에서 36%가 사회 임대주택이다. 엄청난 분량이다..
싱가포르 | 강민정 통신원·네덜란드 | 박소희 통신원 ◇ 싱가포르 “3000만원으로 2억대 신혼집… 땅 빼고 집만 사요” - 집이란, 필요하면 사는 것 싱가포르에 사는 키니스 챈(38)은 지난해 11월 독립을 결심했다. 부모님집에서 여자친구 샤론 완(27)과 함께 사는 것도 괜찮았지만, “이제는 정식으로 결혼을 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독립을 위해서는 우선 집이 필요했다. 신부가 될 완과 함께 통장 잔액을 점검했다. 10년 넘게 직장생활을 했지만 모아둔 돈은 그리 많지 않았다. 탈탈 털어봐도 3만5000싱가포르달러(SGD) 정도. 한국 원화로 환산하면 3000만원이 약간 넘는 금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챈은 ‘독립 의지’를 접지 않았다. 그는 말했다. “싱가포르에서는 집값의 10분의 1만 갖고 있어..
코펜하겐(덴마크) | 이로사기자 ㆍ예스퍼 피셔 덴마크 복지부 팀장 통합보육시설 ‘마리아 가든’의 한 보육교사가 막 잠에서 깬 아이를 돌보고 있다. 덴마크에선 신선한 바람을 맞으라고 아이를 밖에서 재우는 전통이 있다. 실외 발코니에 아이들의 이름표가 붙은 유모차들이 늘어서 있다. 덴마크 보육 정책의 목표는 여성을 ‘일하게 만드는 것’이다. 아동을 부모 자신이 양육하도록 하는 ‘부모권’보다 여성의 고용상태를 지속시키는 ‘노동권’을 중시한다. 상대적으로 휴직제도보다 보육 시설 서비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이유다. 덴마크의 보육 서비스는 양질의 시설과 80% 이상의 높은 등록률로 유명하다. 지난 5월25일 만난 덴마크 복지부 팀장 예스퍼 피셔는 “여성들이 가족 관련한 문제 때문에 노동시장에 참여하는데 진입 장벽..
코펜하겐(덴마크) | 글·사진 이로사기자 ro@kyunghyang.com ㆍ덴마크와 한국의 보육환경 ㆍ“월급은 고스란히 양육비로 … 8년다닌 직장 포기” 지난 5월25일 오전 8시쯤, 덴마크 코펜하겐시에 사는 마리안 하이둠(32·여)은 출근 중이었다. 한 살 배기 아이는 하이둠의 자전거 앞에 설치된 거치대에 앉아 연방 다리를 흔들흔들 했다. 7살과 8살 아이들은 책가방을 메고 각자의 자전거에 올랐다. “자, 이제 공공탁아소에 들러서 작은아이를 맡기고, 큰 두 아이는 학교까지 데려다 줘야죠. 그리고 회사로 가는 거예요.” 아침에 데려다 주는 일은 하이둠, 퇴근 후 데리고 오는 일은 남편 몫이다. 출근 길 차도 한쪽에 마련된 자전거 도로에는 하이둠 같은 엄마·아빠들이 넘쳐났다. 자전거 앞 뒤에 아이용 거치대..
코펜하겐(덴마크) | 이로사기자 ㆍ아이 89명에 교사 23명… 예산 75% 지자체 지원 ㆍ법으로 부모 참여 보장 지난 5월28일 덴마크 코펜하겐시 프레데릭스 베아 지역의 통합보육시설 ‘마리아 가든’ 앞. 자전거와 자동차, 유모차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오후 4시 퇴근 시간이다. 조용했던 동네가 조금 분주해졌다. “소나기가 내려서요, 오늘은 부모님들이 대부분 차를 갖고 오거나 걸어들 오셨네요.” 마리아 가든의 보육교사 하이디 라슨이 말했다. 마리아 가든은 생후 6개월~6살 아동이 이용하는 ‘통합 보육시설’이다. 두 개의 연결된 건물로 한 쪽은 0~2살 영아들을 돌봐주는 탁아소, 한 쪽은 3~6살 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으로 나뉘어 있다. 하이디는 아이를 데리러 온 부모들의 이름을 부르며 친근하게 인사를 나눴다..
스톡홀름(스웨덴) | 유희진기자 worldhj@kyunghyang.com ㆍ“1평 쪽방…복지관 도시락이 유일한 즐거움” 한국의 독거노인 ㆍ스웨덴과 한국의 경우 스톡홀름 닐손의 행복 지난 6월2일 스웨덴 ‘밍크 실버타운’을 찾았다. 스톡홀름시 나카구(區) 구역 주택가 한가운데였다. 한국이었다면 주택가 중심에 노인들이 모여 사는 ‘실버타운’이 가능했을까. 특히 실버타운이 위치한 나카구의 집값은 스톡홀름 상위 20% 안에 드는 지역이다. 실버타운 인접지역에 살고 있는 가이드에게 “동네에 실버타운이 있으면 주민들이 반대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실버타운이 들어와도 우리가 피해를 입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다”고 했다. 실버타운에 들어서자 싱그러운 꽃과 나무들로 가득한 정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
헬싱키·살로(핀란드) | 홍진수기자 soo43@kyunghyang.com ㆍ핀란드의 교육 “교사가 가장 잘 가르친다”… 신뢰가 키운 경쟁력 학교수업을 포함해 주 30시간밖에 공부하지 않는 핀란드 학생들은 왜 공부를 잘할까. 핀란드 교육성공의 ‘비결’을 찾기 위해 기자는 지난 5월 일주일가량 현지에 머물렀다. 먼저 학생을 만나고, 교사를 만나고, 교육 공무원들을 만났다. 핀란드 교육을 연구하고 있는 현지 학자와 인터뷰도 했다. 그런 노력 끝에 단서를 발견했다. “핀란드에는 좋은 선생님이 많다.” 학생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었다. 그래서 기자는 “선생님들이 엄청나게 노력을 하는구나. 뭔가 특별한 수업방식이 있겠구나”란 생각을 했다. 그러나 핀란드 교사들은 특출나지 않았다. 대신 교사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