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우리가 늘 쓰는 말글이지만 그 말뜻을 자세히 뜯어보면 잘못된 곳이 적지 않음을 발견하게 된다. 한자말은 더 그렇다. 한자말은 잘 쓰면 양념이 잘 버무려진 음식처럼 우리말을 더욱 맛깔스럽게 만든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엔 망신을 불러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과유불급(過猶不及).’ 논어의 선진편에 나오는 말로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란 뜻으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 말은 ‘지나친 것은 모자람과 같다’란 의미이다. ‘과유불급’의 유(猶)는 ‘~보다 못하다’가 아니라 ‘~와 같다’란 의미다. ‘타산지석(他山之石)’도 본래 쓰임새를 무시하고 엉뚱하게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새 경영진은 ○○의 성공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비가 내렸다. 농지뿐만 아니라 농민들의 마음도 촉촉이 적셨다. 그야말로 단비다. 우리말에는 비 이름이 참 많다. 대체로 비 이름은 모양이나 상태, 시기 등에 기초해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실비’는 빗줄기가 실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가늘고 잘게 내리는 비는 ‘가랑비’이고, 끄느름하게 오랫동안 내린다고 ‘궂은비’다. 요긴할 때 내리는 비가 ‘약비’다. 여름비는 ‘잠비’다. 여름에는 바쁜 일이 없어 비가 오면 잠을 많이 자게 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장대처럼 굵고 거세게 좍좍 내리는 비가 ‘장대비’ 또는 ‘작달비’다. 일기예보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집중호우’의 순우리말이다. 상당한 기간에 걸쳐 많이 쏟아지는 비를 일컫는 ‘호우’는 우리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