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8월19일, 바그다드에 있는 유엔 건물에 폭탄이 떨어져 22명의 인도적 지원 활동가들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죽음의 위험을 무릎 쓰고 재난, 분쟁지역에서 소외받는 이들을 위해 일하다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분들의 정신을 기리고, 인도주의 활동을 알리기 위해 유엔은 8월19일을 ‘세계 인도주의의 날’로 선포하고 기념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 8년간 월드비전의 직원으로서 아이티 대지진 피해지역과 같은 재해 긴급구호 지역부터 남수단과 같은 분쟁 국가를 오가며 인도적 지원 활동을 해오고 있다. 재난 지역이나 분쟁 국가에서 인도적 지원 활동을 할 때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아이티에 있을 때에는 콜레라로 어린 자녀를 먼저 하늘나라로 보낸 어머니와 부둥켜안고 함께 울기도 했다. 안전 문제 때문에 10..
내년 실시되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선거구 획정 기준, 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 등 새로운 제도를 구성하기 위해 분주하다. 이번 기회에 사표를 없애 유권자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선거제도를 구성하자는 제안도 힘을 얻고 있다. 선거제도에서 유권자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여성할당제’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 또한 간과되어서는 안된다.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여성할당제’가 도입된 지 25년이 됐다. 16대 총선에는 비례대표에 여성할당제 30%가 반영됐고, 17대 총선부터 비례대표 50% 할당과 교호순번제 적용, 지역구에 여성후보공천 30% 할당이 권고조항으로 시행되고 있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후보의 일정비율을 여성으로 공천하도록 하는 ‘여성 할당제’는 국회..
1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양화진선교사묘원 내 기독교백주년기념교회 선교기념관에서 헐버트 66주기 추모식이 열린다. 헐버트 박사는 대한민국 ‘건국공로훈장’과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인물이다. 그는 평생을 한국의 독립과 한국을 해외에 알리는 일을 했고, 미국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묻히는 것보다 한국에 묻히고 싶어했던 지론대로 한국에서 영면하여 우리들 곁에 있다. 2013년에는 그의 뜻을 더욱 기리기 위해 서울시 내자동 주시경 생가 마당에 주시경 선생과 함께 조각상으로 부활시켰다. 헐버트는 24살의 나이로 육영공원 영어 교사로 조선에 와서 두 가지에 사실에 크게 놀란다. 첫째는 기울어가는 극동의 작은 나라에 영어 알파벳보다 더 뛰어난 매우 과학적인 문자가 있다는 사실에 대해, 그리고 둘째는 그런 위대한 문자..
올해는 광복 70주년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 67주년이다. 이즈음 건국에 대한 논의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승만의 부활’을 획책하는 이들이 있어 당황스럽고도 공포스럽다. 이승만이 누구인가? 4·19혁명을 초래한 장본인이다. 그런데 건국 대통령이다, 국부다, 대한민국의 상징이다, 이승만기념관을 세워야 한다고 외치니 황당하기 그지없다. 자유당 말기, 민의를 가장한 독립협회와 청년 이승만 영화를 만들어 우상화한 적이 있다. 천지를 진동시킨 이승만 지지 관제데모, 반공청년단, 화랑동지회, 백골단, 깡패들을 동원해 공갈과 폭력으로 국민의 입과 귀, 눈을 막던 모습이 번뜩 머리를 스친다. 그랬던 그를 건국 대통령이라니, 우리 국민들을 바보로 아나? 친일파 이완용은 중앙요직에 있다가 고종의 미움을 사 전라도관..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사건이 하루가 멀다 하고 신문과 방송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시민들은 보이스피싱 사기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있지만 보이스피싱은 수법이 날로 지능화해 나도 모르게 당하는 경우가 많다. 보이스피싱 피해액만도 2013년에 750억원, 2014년에 2100억원 등 날로 피해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보이스피싱 일당들이 젊은이들보다는 피처폰(3G폰)을 쓰시는 농어촌 지역 어르신들을 상대로 자녀납치, 보험료 환급, 교통사고 합의금 등을 빙자해서 활개를 치고 있다. 이러한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떨어져 살고 있는 자녀들이 자주 전화를 드려서 어르신들에게 주의를 환기시켜 주고, 자녀 관련 전화를 받으면 일단 끊고 제일 먼저 112에 신고해서 확인을 해보시도..
여름방학 시즌이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방학이 학교에 다닐 때보다 더 힘들다고 한다. 부모의 잔소리와 감시 속에 방학 내내 학원을 옮겨 다니며 공부에 매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부모들의 관심만큼 자녀들은 공부에 집중하지 않는다. 부모의 눈을 피해 놀 수 있는 궁리에 열중할 뿐이다. 이럴 바에야 방학의 일정 부분을 자녀들에게 돌려주자. 자연에서 즐겁게 뛰놀고 여유를 갖게 한다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알아서 채워가는 자녀로 성장할 것이다. 자신을 스스로 되돌아볼 수 있는 공간으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신 곳을 추천한다. 질곡의 세월을 몸소 체험한 조부모들은 에 나오는 노마지지(老馬之智)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그들에게서 경험과 지혜를 배울 수 있다. 그리고 예의범절과 삶의 자세를 배우는, 소위 격대(隔代)교육이 ..
사회복지 공무원으로서 복지업무에는 잔뼈가 굵었지만 장애인업무는 처음이었다. 게다가 지난 1년은 장애인연금 개편, 장애인 활동지원 대상 확대 등 제도의 큰 변화들이 있어서 복지는 다 안다고 생각했던 26년차 ‘복지맨’에게도 나날이 새로웠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은 복지업무 방식에 대한 생각을 180도 전환한 것이다. 장애인은 신체적·사회적 제약으로 인해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아 기존의 ‘신청하는 복지’로는 제도가 있어도 “알지 못해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장애인연금 수급자 발굴이 강화된 작년 하반기부터는 ‘찾아가는 복지’로 업무 방식을 바꾸었다. 동네 사정에 밝은 통장들의 협조를 받아 낮에는 직접 장애인 가정을 방문하거나 장애인 한 분, 한 분에게 개별연락을 했고 밤에는 밀린 업무를 하곤 ..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워터캅’이란 다소 명칭이 낯선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다. 물사용 감시경찰을 의미하는 워터캅은 주택가를 정기적으로 순찰하면서 물이 낭비되는 상황을 감시하고 벌금을 부과하는 일을 한다. 개인의 물사용을 제한해야 할 정도로 사용가능한 수자원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워터캅이 활동하게 된 배경이며, 미래 재난영화에서나 볼 법한 상황은 현실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 겪고 있는 상황을 살펴보자. 태풍 ‘찬홈’이 도달했을 때 제주도에는 이례적인 폭우가 내렸으나, 가뭄에 목마른 한강에는 소량의 비가 내리는 등 작은 국토에서 강우량 편차가 커지는 이상기후가 발생했다. 중부지방의 가뭄이 너무 심해 대규모 다목적댐이 있는 한강의 저수율은 25%로 담수 이후 최저를 나타내 비상대처 중이며, 하천과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