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기 | 경북대 교수·사회학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의 전력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필자는 그가 범인(凡人)들은 이룰 수 없는 대단한 성취를 미국에서 이뤘다는 점에서 분명코 입지전적 인물이란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다음의 이유들 때문에 대한민국의 장관에 적격한 인물인가 하는 회의가 든다. 첫째, 아무리 미국 국적 포기를 택했다고 하더라도 아직 그 절차가 남아있고, 현재 형식적으로 그리고 실질적으로 이중국적인 자를 대한민국의 주요 중앙부처 수장으로 기용한다는 것은 문제다. 우리는 2년 전, 공무원법을 개정해 외국인도 별정직 공무원이 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대통령령 제24124호는 국가 안보와 관련된 정보·보안·기밀에 관한 분야와 대통령 및 국무총리 등 국가 중요 인..
홍재원 산업부 기자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53)는 미국에서 자수성가했다. 그래서 “미국인이면 어떤가. 능력 있으면 장관으로 기용해야 한다”는 평이 제법 나온다. 특히 미국 교민사회에서 김 후보자의 장관 입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모양이다. 800만 교민 인재풀을 썩힐 것이냐는 경고도 할 정도다. 그런데 김 후보자 장관 임명은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해외 교민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변칙 국적자’들과 그 부모 또한 김 후보자의 내각 입성에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병역 등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외 시민권이 악용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05년 병역을 마쳐야 국적을 선택하도록 한 국적법 개정안이 통과되자 법 시행 이전 해외 국적을 선택하기 위한 고관대작의 도미..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전날 밤 청와대 대변인에 윤창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과 김행 위키트리 부회장을 내정했다. 윤 대변인은 대선 직후 당선인 수석대변인에 발탁될 때부터 극우 성향으로 논란을 빚은 인물이다. 그럼에도 인수위 대변인에 이어 청와대 대변인으로 다시 중용됐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22일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할 때 ‘낙마 1순위’로 꼽히는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대동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윤 대변인 내정과 김 후보자 구하기는 ‘박근혜 스타일’을 드러내는 상징적 장면이라고 본다. 박 대통령은 민주화 이후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50%를 밑도는 직무수행 지지율로 임기를 시작했다. 평가가 박한 원인은 ‘인사 문제’와 ‘소통 미흡’으로 요약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제18대 대통령 취임사에서 “부강하고, 국민 모두가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취임사의 제목대로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는 다짐이다. ‘행복한 대한민국’ 건설을 위한 세 축으로는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이라는 각론을 제시했다. 20분 남짓한 취임사에서 박 대통령은 ‘국민’이라는 말을 57번이나 동원할 만큼 국민의 행복을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새로운’(14번)과 ‘희망’(9번), ‘꿈’(7번)이란 단어도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의 취임사를 실질적으로 관통한 메시지는 제2의 한강 기적이다. 박 대통령은 ‘한강의 기적’으로 시작해 제2의 한강의 기적, 새로운 한강의 기적 등으로 표현을 바꿔가면서 한강의 기적을 네번 언급했다. 네..
박근혜 정부가 출범했지만 여야의 정부조직 개편 작업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조직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방송정책(유료방송)을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할지 여부가 막판 쟁점이다. 우리는 여야 합의제로 운영돼 온 방송정책이 청와대의 직접 통제를 받는 미래부로 이관될 경우 방송의 공정·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누차 강조해왔다. 새누리당이 이를 감안해 뒤늦게 방송광고를 지금대로 방통위에 맡기겠다는 중재안을 낸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이 고집하는 유료방송의 미래부 이관은 일자리 창출 효과도 의문인 데다 방송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유료방송이 협상 쟁점으로 부상한 것은 채널 편성권 때문이다. 유료..
최진봉 |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제18대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정부조직 개편을 둘러싼 여야 간의 협상이 난항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정부조직 개편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1, 2차 시한(2월14일과 18일)을 모두 넘기면서까지 협상에 임했지만 좀처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협상을 벌이고 있는 정부조직 개편안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일부 기능을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로 이관하는 문제이다. 새누리당은 대통령직인수위에서 제출한 개편안대로 방통위에서 관할하던 방송정책을 미래부로 이관할 것을 주장하고, 민주당은 방송 공공성 확보를 위해 방송정책을 방통위에 남겨놓..
제18대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취임한다. 헌정 사상 첫 여성대통령, 첫 2세 대통령 시대의 개막이다. 새로이 닻을 올리는 박근혜 정부는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국정비전으로 내걸었다. 민생에 최우선 가치를 두겠다는 다짐으로 읽힌다. 이러한 약속대로 이 땅에 사는 모든 이들이 희망을 꿈꿀 수 있는 5년이 되기를 염원한다. 숱한 역경과 난관 속에서도 오늘의 영예에 이른 박 대통령에게 축하를 보내며 새 정부의 순항도 함께 기원한다. 세대·계층·이념·지역·성별을 떠나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은 한결같으리라 본다. 박 대통령이 이끌 대한민국호 앞에는 수많은 시련과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경제·사회적 양극화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비즈니스 프렌들리’나 ‘트리클 다운(낙..
올해도 예외없이 한반도의 봄은 전쟁연습으로 시작되고 있다. 북한의 박림수 판문점 대표부 대표는 엊그제 제임스 셔먼 주한미군사령관에게 전화통지문을 보내 한·미 양국군이 다음달부터 시작하는 키 리졸브·독수리 연합훈련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북한은 한·미 합훈 기간 동안 자체 군사기동훈련을 벌여왔다.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연일 군부대를 시찰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는 특히 지난 12일 북한의 3차 핵실험 탓에 한반도 정세가 불투명하기에 군사적 충돌 우려는 더욱 높아졌다. 유엔 안보리가 조만간 강력한 대북제재안을 채택하면 한반도 정세는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주말 정상회담에서 안보리 제재 뒤 금융제재를 비롯해 강력한 독자제재 조치를 취하기로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