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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아동 학대가 사회문제화되면서 경찰, 지자체, 교육청에서 합동하여 특별 점검반을 구성, 어린이집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전수조사는 신고의무자에 대한 아동 학대 신고요령, CCTV 설치 운영 현황 등을 살피고 보육교사 개별 면담 등 어린이집 전반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어린이집을 방문하면서 24개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면서, 경찰관으로서 시종일관 복잡한 마음이었다. 엄마의 시선과 마음으로 바라보는 아동 학대 사건은 분노 그 자체였다. 어찌 사람이, 더욱이 선생이라는 사람이 저럴 수 있을까? 드러난 것이 한 번이지 일상처럼 학대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가 바빴다.

‘이제 내 아이는 어디에 맡겨야 하나’, 직장을 쉬어야 하는지 고민이 참 많았던 며칠이었다. 그러나 경찰로서 방문한 어린이집 전수조사는 또 다른 진실과 대면하게 되었다. 열악한 보육 환경과, 학대 사건으로 인한 교사들의 깊은 절망감, 땅에 떨어진 사명감에 이들은 죄인이었다.

지난 달 16일 경기 성남시 분당 KT어린이집을 찾은 황창규 KT 회장(오른쪽)과 남경필 경기도지사(왼쪽)가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어린이 안전교육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_ 연합뉴스


가족들에게조차 보육교사임이 부끄럽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이번 조사는 향후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시작이며 최소한의 장치임을 알리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

범법 행위를 하거나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을 만한 행동을 한 보육교사와 어린이집은 형사처벌, 자격정지, 폐쇄 등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 다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랑으로 보육에 힘쓴 교사들이 대부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기가 저하된 주변의 교사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 한마디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때이며, 그 따뜻한 기운이 우리 아이에게 그대로 전해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주원 | 군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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