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올해 정부가 발표한 ‘2020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학생 1인당 사교육비 지출이 최대 5배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 참여율도 높았다. 부모세대의 사회적 지위가 자녀에게 계승되는 이른바 ‘빈곤의 대물림’ 현상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빈부 격차, 교육 양극화를 극복하고 모두가 행복한 세상은 아동의 현재를 지원하여 미래를 준비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과거의 어린이가 현재를 이끌어가듯 미래는 현재의 어린이가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경제적 차이로 미래를 꿈꿀 자격까지 잃어서는 안 된다. 사회적 편견으로 아이들의 미래를 응원하는 마음들이 위협받아서도 안 된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여정에 함께하는 손길이 많아질 때 이들의 꿈의 크기도 차별 없이 같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생계형 지원과 더불어 인재양성 지원 사업이 필요한 이유도 그래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소질과 재능이 있으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재능 계발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아동들이 미래 사회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인재양성 사업 ‘아이리더’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3년간 총 612명의 아이들이 아이리더를 거쳐 각 분야에서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도쿄 올림픽에서도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가정형편으로 재능이 있음에도 포기해야 했던 지난날의 좌절을 뒤로하고 세계가 지켜보는 꿈의 무대에 올라 당당하게 서는 것이다. 이는 긴 시간 묵묵히 응원해 준 멘토와 후원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국가대표로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는 아이리더뿐 아니라 그들의 모습을 보며 상비군으로 구슬땀을 흘리는 후배 아이리더들의 결의도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희망의 전파는 빠르다. 경제적 차이를 극복하고 사회의 리더로 성장한 아이리더들이 멘토로 활동하며 ‘좌절의 대물림’을 끊어내는 나눔의 선순환을 실천하고 있다. 우리들이 키워낸 현재의 아이가 미래의 아이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는 생각보다 강력하다. 도쿄에서 전해줄 대한민국 아이리더의 승전보를 기원하며, 희망의 전파가 계속되길 바란다.

신정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장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