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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단녀’를 아시나요? 경단녀란 직장생활을 하며 경력을 쌓았지만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말한다. ‘엄마’라는 타이틀은 굉장히 고마운 것이지만 사회적·국가적으로 보았을 때 경력단절은 분명히 큰 손실이다. 뿐만 아니라 경력단절이 두려워 출산을 미루거나 출산 시기를 놓치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저출산이 심화되는 문제도 잇따르고 있다.

필자도 한때 ‘경단녀’였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 10년간 일했지만 출산과 육아 후 돌아간 회사 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육아로 인해 휴가를 낼 때마다 상사의 눈치가 뒤따랐고, 야근도 잦은 편이라 육아와 병행하기가 상당히 벅찼다. 또한 육아휴직으로 인해 2년 넘게 공백이 생긴 탓에 트렌드에 뒤처진다는 회사의 평가가 나를 위축되게 만들었고, 이를 극복하기 힘들었다.

경단녀들의 고충이 담긴 일러스트 (출처 : 경향DB)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렇게 경단녀가 된 이후 여성가족부와 로레알코리아가 종로여성개발인력센터에서 진행하는 ‘워킹맘, 두 번째 아름다운 선택’이라는 프로그램을 접했다. ‘워킹맘, 두 번째 아름다운 선택’의 교육과정 중 ‘디지털 마케터’ 강좌를 통해 실무 교육과 함께 업계 트렌드와 전망을 배우고 단절의 폭을 좁혀 경력단절 여성이라는 위축감을 벗을 수 있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제도와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다. 기업들도 직접채용을 늘리며 정부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기업이 일자리를 마련해주니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직접채용 외에도 마련된 일자리에서 오래오래 경력을 유지할 수 있게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고 경력단절 여성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시각이 있었으면 좋겠다.

필자는 정부, 기업, 지역센터로부터 다양한 도움을 받은 덕에 지금은 프리랜서로 웹 기획 업무를 하며 일과 양육을 안정적으로 병행하고 있다. 다양한 기관의 다양한 도움이 없었으면 상상도 하지 못했을 일이다. 이처럼 경단녀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경단녀를 비롯한 워킹맘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충분히 반영하고, 한 가지의 해결책이 아닌 다양한 분야의 통합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력단절 여성들의 커리어는 말 그대로 끝난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춰졌을 뿐이다. 다양한 제도적 지원과 그들을 격려하는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후배 엄마들에게는 경단녀라는 꼬리표가 없어지길 바란다.


이은미 | 바이럴마케팅 협동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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