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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방방재청 국정감사에서 소방관들의 열악한 근무 여건과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를 개선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 충원해야 할 소방인력이 2만757명으로 지방의 경우에 소방관 1~3명만으로 구성된 119지역대를 538곳이나 운영하고 있다. 소방관 가운데 수면장애로 관리가 필요한 인원은 1만3507명이며 건강이상 판정을 받은 인원도 1만9231명으로 나타났다. 2013년 소방방재 통계연보에 따르면 전체 소방공무원 3만9519명이 1년간 구조활동 40만98건, 구급이송 150만4176건에 참여하면서 최근 5년 동안 순직자 29명, 공상 1626명이 발생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제대로 보호하려면 소방공무원 처우 개선, 인력 충원, 지역간 서비스 격차 해소, 국가직 전환과 함께 먼저 소방관들의 악화된 건강을 돌봐야 할 것이다. 공식 집계되지 않은 순직 이외의 죽음이 과도한 스트레스와 관련된 질병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며 더 많은 경우 인격, 일, 가족 관계 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방대원 차원에서 건전한 식습관, 금연, 절주, 규칙적인 운동, 취미 생활, 휴식, 명상, 호흡법 등 자신에게 맞는 스트레스 해소법을 개발, 실시하도록 도와야 하며 소방조직 차원에서는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

인력이 곧 자산인 소방대에서 소방공무원의 건강 관리는 필수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로2가의 한 호텔 신축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연기를 들이마신 공사 관계자를 구조하고 있다. (출처 : 경향DB)


선진국에서는 소방관의 심리적 지원을 위해 스트레스 해소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이 활동의 주목적은 소방관이 업무와 관련된 스트레스를 예방, 관리하도록 돕고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에 노출된 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소방관을 의학적으로 도와주려는 데 있다. 특이 성격, 직장과 가족 관련 스트레스 요인, 위험한 소방 환경 지원의 필요성 때문에 고안된 이 프로그램은 정신과 의사 혹은 심리 상담 분야의 전문가와 소방대원 참여로 이루어진다. 스트레스 해소 팀의 구성원은 20~40명 정도로 전문가의 도움으로 스스로 자유롭게 스트레스 경험을 표현하고 동료의 공감을 통해 해소하도록 해준다. 이 과정을 통해 보다 심각한 심리적, 정신적 문제가 있는 대원을 선별하여 지속적인 치료를 받게 한다.

우리나라 소방관은 열악한 환경에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안전한 사회 만들기에 헌신해 왔다. 이제 시민이 나서 소방 근무여건을 개선하도록 성원하고 소방방재청에서는 합리적 정책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그 가운데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을 하루빨리 도입하여 과도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우선 급한 대로 전국에 지정된 재난심리지원 센터와의 협의를 통해 전문상담가 2224명의 도움을 받으면 효과적으로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며 중장기적으로는 상시 조직과 인력을 소방조직 안에 두고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엄태환 | 을지대 응급구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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