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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은 분단 70년이 되는 해다. 그동안 우리는 자나깨나 통일을 말해 왔지만, 실상은 ‘정치적 구호’ 혹은 감성적 ‘꿈’에 지나지 않았다. 이제 한반도 통일이 갑자기 찾아오길 기대하는 환상에서도 깨어나야 한다. 더욱이 북한 붕괴로 인한 ‘흡수통일’을 기대하는 허황함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이제는 남과 북이 함께 통일의 비전을 갖고 통일된 남북 공동체, 하나의 선진조국 코리아 새 국가 건설을 위해, 한 장 한 장 벽돌을 쌓아올려야 튼튼한 집을 짓듯,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해 평화를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통일된 민족공동체 건설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통일준비위원회(통준위)를 가동하고 있다. 통준위는 감성적인 통일의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원 코리아(One Korea)의 비전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역점을 두고 활동하길 기대한다. 통일이란 법적·제도적으로 원 코리아 건설을 위해 추진해야 할 핵심 이슈들을 분석하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process)이다. 이는 남과 북이 함께, 우리끼리 풀어나가는 자세를 가질 때에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통일은 대박이다.” 이 말이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진정 통일이 대박이 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청사진을 마련해야 하고 남과 북이 합의할 수 있는 통일방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필자는 오랫동안 합의 통일의 4개 기본 원칙을 주창해왔다. 남과 북은 통일을 자주적으로, 평화적으로, 우리 한민족이 화해하고 단합하여 그리고 민주주의 절차에 따라 합의 통일을 이룬다는 기본 4원칙을 천명하여야 한다.
하버드에 울려퍼진 이승철 감격의 통일송 (출처 : 경향DB)
남과 북이 합의한다고 해도 한반도를 둘러싼 4강(미·중·일·러)의 협력 없이는 통일이 이뤄질 수 없다. 4강의 이익에 배치되는 합의 통일은 이룰 수 없다. 한반도 통일이 4강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남과 북이 고려해야 한다.
필자는 한반도 중립화를 통한 통일 방안을 하나의 대안으로 제안한 바 있다. 중립화 통일 방안이 4강의 이익과 조화를 이루고 동시에 남과 북에 상호 이익이 되는 방안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중립화 통일국가가 4강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안이며, 통일 코리아는 어느 강대국과도 군사동맹을 맺지 않으며 비동맹 중립국가가 될 것이다.
이젠 통일을 위해 꿈이 아니라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벽돌을 한 장씩 쌓아올리는 자세와 지혜가 필요하다. 감성적 통일의 꿈에서 깨어나 현실적으로 4강의 이익과 부합하고 설득력있는 통일의 미래 비전을 갖고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때 원 코리아 선진국가 건설이 앞당겨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곽태환 | 전 통일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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