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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번째 국가관광전략회의가 개최되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이기도 한 국가관광전략회의 운영은 부처 간 정책조정을 통해 관광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이번 국가전략회의에서 논의된 정책 방향과 과제는 여러 면에서 의미가 크다. 첫째, 쉼표가 있는 삶과 사람이 있는 관광을 정책방향으로 제시하였다. 그동안 관광정책의 방향은 대개 외래관광객 유치를 통한 경제 활성화의 일환이었다. 이와 같은 외래관광객 유치 중심의 양적성장 확대 정책이 관광산업의 외형을 키우는 데에 일부 기여했다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그러나 관광이 지니는 의미와 영향의 다면성에 비해 바라보는 시선이 편협하다는 점에서 많은 지적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관광은 경제성장의 수단으로서 의미도 있지만 관광의 일상화로 생활에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재가 된 오늘의 현실에서 정책의 초점과 대상이 너무 제한적이었다.

더욱이 전 국민이 즐길 수 있는 문화나 여가 정책의 일환으로 관광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논의된 관광정책의 확장과 전환은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다.

둘째, 지역관광 활성화 문제가 주요 과제로 논의되었다. 세계적으로 관광시장은 규모가 확대되고 있으며 전 세계 GDP와 고용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관광산업의 중요성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몇 년간 중국 등 외래관광객 방한 증가로 인해 양적으로 많은 성장을 해왔다. 그러나 외래관광객 성장의 열매가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 편중되다보니 관광발전의 지역 간 불균형이 더욱 악화되었다. 지역관광발전의 문제는 국민이 즐길 수 있는 여건과 토대를 마련한다는 점과 외래관광객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어젠다로 지속적으로 논의되어야 한다.

셋째, 그동안 관광산업발전의 주요 화두가 하드웨어 중심의 관광수용태세 개선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 회의에서 사람중심의 성장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관광산업의 혁신성장이 논의된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 나라 또는 한 지역의 관광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설 등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람의 창의성에 의존하는 관광의 산업적 특성 때문에 사람중심의 혁신환경 구축은 매우 중요하다. 이번 회의에서 정부주도 관광성장의 한계를 직시하고 건전한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관광산업 성장의 주체인 민간 기업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규제완화와 지원방안이 논의된 것은 의미가 크다.

넷째, 방한 시장의 전략적 다변화가 논의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최근 사드 문제로 인해 관광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관광객 의존성이 심한 한국관광의 현실에서 사드 문제로 인한 정치적 갈등은 관광산업의 위기로 다가왔으며 최근까지도 관광업계는 충격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한국관광의 구조적 한계에서 기인한 측면도 매우 크다. 이런 점에서 이번 회의에서 동남아, 중동 등 새로운 인바운드 관광시장의 다변화 문제가 집중 논의되었고 곧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마련된다고 하니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관광은 이제 외국인 손님맞이를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경제적 가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일과 삶의 균형 가치가 중요해지는 오늘날 여행과 관광은 국민 삶의 질 향상의 중요한 수단이자 그 자체로서 삶의 중요한 의미로 작용한다. 이런 점에서 이번 회의는 새로운 관광정책의 가치와 축을 확장하고 전환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방향과 과제가 추진되고 국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사람중심의 관광발전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안건들이 실행될 수 있도록 후속조치가 최대한 신속히 마련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 의견도 적극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심원섭 목포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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