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지난 8일 국회에서 2019년 예산안이 통과됐다. 내년도 국방예산은 올해보다 8.2% 증가한 46조6971억원으로 확정됐다. 국방력 운영에 필요한 전력운영비는 31조3238억원으로 올해보다 5.7% 증액됐다. 특히, 전력운영비에는 장병 복지를 확대하고 복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예산이 집중 반영됐다. 구체적으로 내년에는 추위가 극심한 전방 및 격오지 부대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을 위한 패딩형 동계 점퍼 지급, 장시간 야외활동을 하는 장병들의 건강 보호를 위한 미세먼지 방지 마스크 지급, 군 복무로 인한 학업 및 경력 단절을 극복하기 위한 장병자기계발교육 실시 등의 예산이 올해보다 늘어났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은 ‘국가는 군인이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군 복무에 대한 자긍심을 높일 수 있도록 복무여건을 개선하고 군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장병 복무여건 개선과 복지 향상을 위한 정부의 재정적 투자는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장병들에 대한 국가의 당연하고도 기본적인 책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군내에서 발생한 각종 병영 부조리와 사건사고는 과연 국가가 장병들을 위해 부여된 책임과 의무를 충분히 다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이러한 우려 속에 현 정부는 ‘장병 인권 보장 및 복무여건의 획기적인 개선’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국방부는 국방개혁 2.0을 통해 이를 구현하고자 한다. 꼭 필요한 일이고 옳은 방향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현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민적 공감과 지지가 있어야 한다. 특히 국방의 의무와 그 의무를 수행하는 우리 장병들을 귀하게 여기는 국민의 따뜻한 시선이 중요하다.

장병 복지 향상 및 복무여건 개선의 궁극적인 목적은 우리 장병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군인으로서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군인으로서 자긍심은 비단 정책적 노력과 재정적 투자만으로 생길 수 없다. 그들의 노고와 헌신을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국민과 함께하는 군대가 가장 강한 군대이며, 강한 군을 만드는 핵심은 바로 장병들이다. 국민이 우리 장병들을 귀하게 여길 때 우리 장병들은 진정한 용기와 헌신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군인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내년 예산이 밑거름이 되고, 그들을 위하는 국민의 마음이 햇살이 되어 장병들이 대한민국의 안보를 굳건히 수호하는 사기충천한 군인으로, 나아가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기를 기원한다.

<성영숙 | 해군본부 기참부 예산편성과 군무주무관>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