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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 | 환경부 상하수도정책관

 

우산 장수와 짚신 장수를 둔 어버이의 마음이 생각나는 아침이다. 비가 오면 짚신 장수 아들을, 비가 오지 않으면 우산 장수 아들을 걱정한다는 내용은 요즘 현실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많다. 얼마 전만 해도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저수지를 보며 까맣게 탔던 농심이 비가 지속되면서 이제는 홍수피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많을 땐 피해가 없도록 하고, 적을 땐 부족함이 없도록 하는 것이 물 관리의 기본이다. 상하수도정책관으로서 요즘 심정은 비가 와도 걱정, 안 와도 걱정인 우산 장수와 짚신 장수 아들을 둔 어버이의 마음과 같다.

지난 가뭄 때는 계곡수나 천층 지하수를 이용하는 소규모 수도시설에 시간제 급수를 하거나 물차로 날라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아직도 이런 소규모 수원의 수도시설이 전국에 1만8000여개가 있다. 정부는 이러한 시설 등이 가뭄에도 잘 견딜 수 있도록 상수도 관로 연결이 가능한 곳은 이른 시일 내에 연결하고, 연결이 곤란한 곳은 식수 전용 저수지를 건설하는 등 수원을 풍부하게 하는 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기후변화시대에 식수 전용 저수지는 안정적으로 식수를 공급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긴 거리의 상수관로는 유지가 어렵고 누수의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독립적으로 떨어진 지역일수록 그 중요성은 더욱 크다. 현재 전국적으로 38개의 식수 전용 저수지 적정지역이 조사돼 있으며 급수 취약 정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 연차적으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전북 김제시 공무원들과 농민들이 저수지에서 길어온 물을 파밭에 주고 있다. l 출처:경향DB

최근 일부에서 환경부가 상수원 댐 관리에 대한 재난관리 평가 중 취수원 수질관리에만 집중하고 상수원 댐의 안전문제는 자치단체 소관으로 미루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환경부가 식수 전용 댐 안전관리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 환경부는 지난 3월에 20일간 전국 39개 식수 전용 저수지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점검결과 일부 시설 관리가 미흡한 지역에 대해서는 행정안전부, 소방방재청과 합동으로 식수 전용 저수지 시설`물의 균열 여부 등을 정밀점검해 시설 개선을 촉구한 바 있다.

앞으로 환경부는 기후변화로 인해 극심해지는 가뭄에 대비하고 식수원으로서 역할을 제고하기 위해 식수 전용 저수지의 확충과 기존 시설의 보강 등을 위한 예산 확보와 안전성 제고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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