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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환 귀농본부 텃밭보급소장

 

병충해는 장마철에 많이 발생한다. 탄저병, 역병, 노균병, 배꼽썩음병 등은 고온다습한 장마 날씨 탓이 크다. 병이란 무릇 그 원인을 알고 미리미리 다스리는 예방을 해야지 그 결과를 다스리는 것은 악순환만을 조장한다.

병해충은 배수와 통풍이 잘 안되면 기승을 부린다. 밭의 고랑과 두둑을 잘 만들어 배수와 통풍을 좋게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특히 중요한 것은 토양 내부의 배수와 통풍이 잘되게 하는 것이다. 지렁이 똥(분변토)처럼 틈새가 많은 떼알구조의 흙이 배수와 통풍이 잘된다. 장마철에 병에 잘 걸리는 원인은 비가 이런 흙의 틈새를 메워버리기 때문이다. 토양 내 배수와 통풍을 나쁘게 하고 병균을 부르는 또 다른 사례는 닭똥, 돼지똥 등 동물성 질소 거름을 많이 주는 경우이다. 식물성으로는 깻묵이 대표적이다. 이런 질소 거름은 당장 작물의 생육을 촉진시키는 데는 좋지만 장기간 주게 되면 토양의 숨구멍을 막는 역효과를 초래한다.

 

출처:경향DB

반면에 토양의 숨구멍을 잘 뚫어주는 것은 식물성 탄소질(섬유질) 거름이다. 이른바 녹색비료(녹비)라 한다. 썩은 왕겨·톱밥, 부엽토가 그것들이다. 이런 거름들은 작물 생육에 당장 큰 효과를 내지는 못하지만 장기간 주면 토양의 배수와 통풍을 좋게 한다. 이뿐만 아니라 작물에 미량 요소의 공급을 원활하게 해 작물을 건강하게 키운다.

토양을 뒤집는 경우 너무 깊게 하지 말고 얕게 호미로 살짝 하는 게 좋다. 깊게 뒤집으면 토양 구조가 교란되고 숨구멍을 끊는 역효과를 내 가뭄에도 약하고 병해충만 증식시키는 부작용을 낳는다. 당장 병해충을 예방하는 방법은 목초액이나 액비, 효소액 등을 작물 잎에 직접 뿌려주는 것이다. 목초액 대신 식초, 액비 대신 오줌도 가능하다. 마요네즈를 써도 된다. 효소액으로는 쌀뜨물을 발효시킨 것도 좋고 막걸리 삭은 것도 좋다. 장마 사이사이 비가 오지 않을 때 물로 희석해 3~5회 정도 뿌려주면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앞에서 제시한 근본대책을 잘 지켜야 효과가 배가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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