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우리의 속담에 ‘봄볕에는 며느리를 내보내고 가을볕에는 딸을 내보낸다’는 말이 있다. 논리가 햇볕의 길고 짧은 것을 말하고자하는 것이 아니라 분배의 온도인 형평성의 저울을 말한다. 분배의 성질이 평등을 윈칙으로 하지만 현실에서 우선순위를 고려할 때, 역으로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는 진정한 공정성이 성립되는 것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에 올라선 반면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게 되자 이에 따른 후속조치를 놓고 정부가 고심하고 있다. 국민이 누리는 혜택이 고루 분배가 되어야 함에도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보니 ‘딜레마’에 빠져 있다. 지금의 노인 문제는 지난날 그들의 기여도를 생각하면 의당히 당위성을 내세우지 않을 수 없다. 현재와 같은 대한민국 경제발전은 과거 보릿고개를 겪으며 허리띠를 졸라매며 헌신했던 그들의 공로가 아니었다면 이 같은 발전이 가능했겠는가.
경기도의 한 노인요양원에서 노인요양보호사가 노인환자를 씻긴 뒤 옷을 입혀주고 있다. (출처 : 경향DB)
오늘날 변화된 대한민국의 위상답게 지난날 묵묵히 대한민국을 이끌어 온 역할을 했던 그들에게 실질적인 배려의 정책이 제고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 대선 때 대통령 후보의 눈물을 거두어주고 오늘날 이 나라의 최고 통치자 자리에 앉힌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었다는 것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정부는 하루빨리 노인들의 멍든 가슴을 풀어주어야 한다. 이러한 현실을 인지하지 못할 때 앞으로도 노인들의 불만은 그칠 날이 없을 것이다.
지난번 기초연금통합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더니, 경로당 냉난방비 예산 삭감에 이어 이제 노인일자리 수당인상 공약파기까지 들고 나오자 곳곳에서 거친 항변이 일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당초 약속한 노인일자리 수당이나 확대 폭의 삭감은 신의도 없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차제에 정부는 노인들의 주름진 이마에 맺힌 설움의 땀방울을 거두어 주고, 그들에게 안전한 울타리 같은 튼튼한 복지혜택이 주어져 이 나라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그들의 구부러진 허리를 꼿꼿하게 펴주어야 한다.
과거 국난이 닥쳤을 때 온몸을 던져 투신한 애국지사들의 공로도 잊지 말아야 하겠지만, 오늘의 대한민국이 건재할 수 있도록 끄떡없이 지켜준 또 다른 애국자들이 바로 지금 대한민국의 노인들이라는 것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된다.
이들은 지난날 어려운 국가의 수레바퀴에 이리저리 채여가며 목숨을 연명했던 우리 시대의 산증인들이기에, 노인들의 복지를 소홀히 하는 것은, 역사를 퇴보시키는 행위이며 또 다른 민족성을 모욕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지상 천국의 모델은 현실의 복합적 구조의 난제들을 해결하고 모순된 형평성의 저울을 바로 보며 정책을 펴줄 때, 우리가 비로소 선진국대열에 들어서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정부는 인식해야 한다.
김종보 | 소설가
'일반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향마당]실종 아동 조기 발견 ‘코드아담제’ 동참하자 (0) | 2014.08.18 |
---|---|
[기고]12척과 28자-이순신과 세종의 위대한 길 (0) | 2014.08.18 |
[시론]교황이 남긴 과제 ‘실천’ (0) | 2014.08.18 |
[사설]군 사법체계의 근본적 개편 필요하다 (0) | 2014.08.18 |
[사설]‘음란 혐의’ 제주지검장 사표 받고 끝낼 일인가 (0) | 2014.0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