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지난해 12월 정부가 제시한 국민연금 개편 방안을 놓고 여러 가지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명확한 사실은 현 시점에서 그리고 앞으로도 일반 시민의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제도로 국민연금을 대체할 만한 것을 찾아내는 것이 무척 어렵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에 대한 다양한 논쟁이 벌어지는 이유는 그만큼 국민연금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국민 모두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이에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국민연금을 만들어 가기 위한 5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국민연금의 국가 지급 보장 명문화이다. 기본적으로 국민연금은 기금이 소진되는 방식으로 설계된 것으로, 초창기에 쌓여 있던 기금이 줄어들고 매년 걷는 보험료와 세금으로 연금을 지급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정부가 국민연금의 국가 지급 보장을 법제화하지 않아 국민들의 연금에 대한 불신을 부추긴 측면이 있으므로, 국민연금 국가 지급 보장 명문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국민연금의 한진그룹에 대한 경영참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2019년도 제2차 국민연금운용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번째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점진적으로 상향시키는 것이다.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제도는 노령, 장애 등으로 노동하지 못하게 된 사람들이 빈곤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된 소득보장제도이다. 그러나 현재 국민연금의 경우 재정 안정 목표를 중시해 소득대체율이 2028년에는 40%까지 떨어지게 된다. 이는 40년 가입을 전제한 것으로 통상적인 25년 가입 수준으로 볼 경우 25% 수준으로 더 하락하게 된다. 따라서 현 청년세대와 장년세대의 노후 빈곤을 막기 위해서는 소득대체율을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보험료를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다. 현재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험료 인상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보험료 인상을 통해 기금을 많이 쌓아두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보험료로 조성되어 쌓인 기금은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비하는 완충기금일 뿐이기 때문이다. 보험료 인상에 따라 발생하는 다양한 영향을 고려해 보험료 인상을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네 번째는 청년들을 위해 국민연금기금의 사회투자를 시작하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출생률, 고용률, 성장률 등을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공공의 사회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기금의 일부를 공공주택이나 국공립 어린이집 등과 같은 사회 인프라 투자에 활용해야 한다.

다섯 번째는 국민연금의 가입률을 높이는 정책의 추진이다. 현재 국민연금은 전 소득계층을 비롯한 다양한 고용상태의 노동자를 포괄하고 있으나 아직 많은 사람들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지원사업의 대상 사업장을 확대하고 출산, 병역 등으로 인한 보험료 미납 기간에 대해 가입 기간으로 인정하는 크레디트제도의 확대가 필요하다.

일할 수 없고, 준비되지 않은 노후를 맞이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미래이다. 이러한 불안정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적정한 노후소득 보장 제도는 이미 우리 곁에 ‘국민연금’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하고 있다. 진정으로 우리 모두의 풍요로운 노후를 꿈꾼다면, 국민연금에 대한 다양한 논의는 국민연금이 모두를 위해 제 역할을 하게 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김용원 |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