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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화재의 형상은 복합적이고 순간적이지만 골든타임이 속절없이 흘러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12월21일 충북 제천 노블휘트니스 스포츠센터에서 일어난 화재는 사망자 29명, 부상자 37명의 인명피해를 야기했다. 올해 1월26일 밀양 세종요양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는 192명의 사상자를 냈다.

화재 발생 장소는 여가생활을 즐기는 스포츠센터, 진료를 위해 찾는 의료시설 등 일상생활에서도 매우 밀접한 시설이다. 한마디로 화재의 위험성에서 그 누구도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화재를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

소방관의 입장에서 화재 현장을 보면 ‘조금만 빨리 인지했더라면, 조금만 빨리 대응했더라면, 조금만 빨리’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소방대가 교통체증, 불법주차, 기타 여건 등으로 신속한 인명구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필자는 소방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골든타임을 벌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피난 동선의 탐색과 손바닥으로 벽을 따라 탈출구를 찾는 법이다. 지하역사, 영화관이나 노래방 등 피난 동선이 복잡한 장소에서는 처음 들어온 출입구 이외의 비상 탈출구 위치 등 동선을 사전에 탐색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만약 어두운 장소에서 유도등이 꺼져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경우에는 손바닥으로 벽을 따라 출입구가 나올 때까지 찾는다.

둘째는 피난방법의 선택이다. 피난방법의 선택지는 화재 시 발생하는 유독가스에서 신속하게 벗어나는 것이다. 1992년 이후 건축된 아파트는 발코니에 석고보드 경량칸막이가 설치되어 있고, 2005년 이후 건축된 타워형·확장형 등에는 구획된 대피공간이 설치되어 있다. 가구 간 벽체가 경량칸막이라면 화재 시 석고보드로 구성된 경량칸막이를 깨고 대피해야 한다. 또 젖은 손수건은 마른 수건에 비해 5분 이상 유독가스를 막아줄 수 있다. 온도가 높은 유독가스는 위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낮은 자세로 신속하게 대피해야 한다.

셋째, 평상시 가정이나 영업장에 투명한 50ℓ 김장봉투를 비치해놓고 대피 시 활용하는 방법이다. 화재 초기 열기 없이 농연만 가득한 상황이라면 투명한 50ℓ 김장봉투에 맑은 공기를 담아 얼굴에 쓰고 신속하게 대피하는 것이다. 실제 실험 결과 50ℓ 김장봉투로 5분 정도 공기를 마시며 계단을 통해 대피할 수 있었다. 다만, 뜨거운 열기나 화염이 발생한 경우에는 주의해야 한다.

넷째, 평상시 아파트나 소규모 영업장 욕실 수도꼭지에 긴 일반호스와 직분사기를 상시 연결해놓으면 초기 진화 및 대피 때 연기를 희석하고 화재 확산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모옥대 | 전북 김제소방서 소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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