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독일의 수도 베를린 외곽지역 샤를로텐부르크에 가면 유럽을 대표하는 야외 원형극장 발트뷔네가 있다.
1935년 아돌프 히틀러에 의해 세워지고 제2차 세계대전을 거쳐 1964년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이곳에서 연설을 하는 등 다양한 역사적 사건으로 인해 발트뷔네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하지만 이곳이 정말 유명해진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세계 최고의 교향악단 중 하나인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베를린 필)가 매년 6월 이곳에서 정기공연을 하기 때문이다.
독일 베를린의 장벽은 1989년 11월부터 조금씩 허물어지기 시작하였다. 이듬해 1990년 10월 독일이 통일되었는데 그 역사적인 통일의 순간을 바로 앞에 두고 1990년 6월30일 이 야외 원형극장에서 베를린 필의 여름밤 공연이 열렸다. 이후 날짜를 6월 마지막 주 일요일로 고정하여 지금까지 매년 이곳에서 베를린 필의 피크닉 콘서트가 개최되고 있다.
우리에게도 독일 발트뷔네와 같이 멋진 공간이 있다. 바로 파주 임진각의 ‘평화누리 음악의 언덕’이다. 2005년 평화를 노래하는 공간을 모티브로 독일의 발트뷔네 공연장에 착안하여 만든 이 공간은 약 3만명이 잔디밭에 앉아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국내 최대 야외공연장이다.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선언을 통해 전 세계인의 시선이 남북 간 접경지역으로 향하고 있는 이 시점에 남과 북이 함께 비무장지대(DMZ) 인근에서 평화를 노래할 수 있다면 세계인이 주목하는 매력적인 문화관광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
<김성은 | 경기관광공사 과장>
'일반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고]오현 스님은 장애예술인의 구원투수였다 (0) | 2018.05.30 |
---|---|
[그곳에서 사람을 만나다]정이 녹아있는 동태찌개 집 (0) | 2018.05.30 |
[기고]목숨을 구하는 ‘화재 골든타임’ 사용법 (0) | 2018.05.30 |
[이렇게]엉터리 기념품 선물 언제까지 (0) | 2018.05.30 |
[이렇게]동물카페, 사랑과 소비의 차이 (0) | 2018.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