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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생명의 원천이자 모든 생명체를 유지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물질 중 하나다. 그러나 지금 세계는 사상 최대의 물 부족 현상으로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물 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유역단위 ‘통합 물관리’다.

이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보편적 물복지 증대, 생태적으로 건강한 물 환경 조성을 실현하기 위한 방향 전환이다. 그러나 유역 통합 물관리에서 우리나라 면적의 64%를 차지하고 있는 숲의 중요성과 220만 산주·임업인의 역할은 여전히 간과되고 있다. 예로부터 숲은 깨끗한 물의 원천으로 중요시되어 왔다. 우통수, 검룡소 등 우리나라도 대부분의 하천수가 숲에서 발원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30개 이상의 대도시가 숲으로부터 직접 먹는 물을 공급받고 있다. 미국 역시 하천수의 거의 80%가 숲에서 나오고 있으며 전체 수자원량의 53%를 숲에서 제공받고 있다. 이처럼 숲은 깨끗한 물의 지속가능한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현재 우리나라 숲이 1년간 공급할 수 있는 물의 양은 수자원 총량의 15% 정도이며, 그 규모는 약 192억t에 이른다. 이는 국내에서 가장 큰 소양강댐 유효 저수량의 10배에 달하는 양이다. 또한 산림청의 숲가꾸기 사업은 숲이 저류할 수 있는 물의 양을 연간 57억t 더 늘릴 수 있다. 이는 소양강댐 3개를 더 지어야 얻을 수 있는 양이다.

또한 숲을 잘 보전하면 물속에서 떠다니는 토사의 농도도 40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져 맑은 물을 지속적으로 얻는 효과도 있다.

숲 관리는 깨끗한 수자원의 안정적 확보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유역통합 물관리 체계에서 숲의 역할이 결코 간과되어서는 안된다. 효율적인 유역통합 물관리 실현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 관련 기관, 학계, 시민단체 간의 조율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늘날 통합 물관리의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숲을 지키고 가꾸는 220만 산주·임업인의 동참이 필수적이다.

전남 장성군 서삼면 장성 치유의 숲에서 산림 치유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출처 : 경향DB)


오는 3월21일은 ‘세계 산림의 날’이고 다음날인 3월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깨끗한 물 공급을 위한 숲의 역할과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해 볼 좋은 기회다. 숲은 지구온난화 및 기후변화 문제 해결의 중심에 서 있다. 숲의 건강은 국토의 건강이자 지구의 건강을 의미한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이상 홍수 및 물 부족 시대에 숲의 건강성 유지와 녹색댐 기능 증진만이 온실가스 감축과 지속가능한 수자원 확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그만큼 기후변화 극복을 위한 유역통합 물 관리에서 숲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어야 한다.


남성현 | 국립산림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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