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인류가 사용하는 에너지원에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 같은 화석연료와 원자력, 태양열, 풍력, 지열, 바이오 에너지 등이 있다. 화석연료 자원은 비재생산 자원으로 언젠가는 지구상에서 고갈돼 없어진다. 거기다 원유와 천연가스는 중동국가와 러시아 등 지리적으로 편재해 있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 감산 및 수출금지 정책으로 수차례의 오일쇼크 같은 경제위기를 맞기도 했다.

원유와 천연가스는 주요 근원암인 셰일층에서 주로 생성된다. 원유는 높은 압력으로 인해 근원암에서 밀려나와 상대적으로 입자가 큰 사암으로 된 주변의 저류암층으로 이동·저장된다. 전통적인 석유탐사 방법은 이 저류암층을 목표로 탐사와 시추 개발이 이루어진다. 저류암층이 아닌 근원암인 셰일층 내에도 원유와 천연가스가 부존돼 있지만, 셰일층 내에서는 유체나 가스의 유동 능력이 매우 낮아 기술적, 경제적 이유로 생산 상업화가 어려웠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 셰일층 수평시추와 고압의 물을 주입해 셰일층을 파쇄하는 수압파쇄 방법의 신기술을 적용해 셰일층의 가스를 상업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석탄, 석유에 이은 제3의 에너지 개발 기술 대혁명이다. 지구상 셰일가스의 가채매장량은 187조㎥에 달하며, 이는 인류가 최대 20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가히 새로운 패러다임의 에너지원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셰일가스층이 넓게 분포하고 있는 미국 대륙이 천연가스 보고로 변신했다. 미국 내 셰일가스 부존량은 100년 동안의 천연가스 사용량과 맞먹는 규모이다.

기존 에너지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석유 중심 세계 산업구조가 천연가스 중심으로 변화될 것이다. 이는 기존 생산국들의 천연가스 가격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과 중국, 캐나다에 이어 셰일가스 개발 잠재력이 높은 국가로는 호주, 러시아, 아르헨티나, 유럽 등이 있다.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셰일가스 유전의 모습 _ 로이터 연합


셰일가스 개발 시 문제점으로 가스의 회수 증진을 위해 사용한 화학물질이 지하 대수층이나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지표수에 유입, 환경오염 가능성이 있다. 수압파쇄대를 따라 가스가 지표로 유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반도에도 해남분지 우항리층 셰일과 경상분지의 셰일층을 함유한 진주층, 포항 지역 제3기층이나 주변 대륙붕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셰일층이 새로운 셰일가스 탐사 대상이다. 셰일가스 저류층은 전통적인 석유가스전과는 달리 지화학적 특성과 지하 파쇄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

이에 대한 연구를 위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한국가스공사의 키위가나 광구, 한국석유공사의 브라운덴스 광구 등을 대상으로 지질모델링, 지화학 특성 연구를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셰일가스 개발에는 경제성이 문제다. 정부 주도의 기술 개발 정책이 선행돼야 하며 수평시추, 수압파쇄와 같은 관련 기술 이상의 혁신적인 신기술 개발과 가스 생산에 필요한 화학시약과 오염방지용 자제 개발을 서둘러 셰일가스 에너지 개발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김규한 |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   2025/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