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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통계에 의하면 최근 3년간 학업을 중단한 초·중·고생은 연평균 7만여명에 달한다. 학교를 그만둔 이유는 ‘학교공부가 재미없어서’ ‘학교를 다녀도 희망이 없어서’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성적으로 서열화된 공교육 현장에서 학업성적이 낮은 학생은 경쟁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학교는 이들에게 잠자는 곳이나 노는 곳이 된다. 노는 애들은 금품갈취와 폭주 등의 비행하위문화를 통해 자신들의 서열을 폭력적으로 표현한다.

이와 같이 학교 부적응 학생이나 학교폭력 등 비행초기단계의 학생들을 위기청소년이라고 부르는데, 위기청소년이 학교를 그만두는 과정에는 단순히 학업 싫증이나 비행 등의 표면적인 원인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위기청소년의 가정은 결손가정과 가정폭력, 경제적 빈곤 등으로 인해 교육주체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결석과 가출을 반복하던 아이들은 마침내 학교를 그만두게 되며, 비행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

청소년 비행의 근본적인 원인은 공교육과 가정에서 소외된 아이들이 필연적으로 가지게 되는 주변인으로서의 특성 때문이다. 이들은 건전한 일자리를 구해서 경제활동을 하거나 검정고시를 통해 학업을 이어가기도 하지만, 소외와 상실감으로 인해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행동을 하지 못하고 절도나 폭력 등의 비행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일부 물질만능주의를 숭배하는 어른들은 이들에게 술과 담배, 유흥업소, 모텔혼숙, 장물취득과 같은 비행하위문화를 제공하고 이를 통한 비행친구와의 접촉으로 비행이 확대·재생산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결국 비행하위문화에 무방비로 노출된 위기청소년은 범죄소년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가정법원 소년부 법정에 서게 된다.

연극 '바람직한 청소년' (출처 : 경향DB)

법무부에서는 2007년부터 현재까지 전국에 13개의 청소년꿈키움센터를 신설, 위기청소년을 대상으로 맞춤형 인성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의 궁극적 목표는 가정과 학교에서 일탈하고 좌절한 아이들의 자존감을 회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꿈을 키워주는 것이다.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청소년 범죄를 예방하는 것은 위기청소년을 선도하여 가정과 학교로 돌려보내는 본연의 목표뿐만 아니라 미래의 성인범죄로 인해 발생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한다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위기청소년 선도는 학교와 관할 교육청, 법원과 검찰, 청소년꿈키움센터 등의 지역사회 내 유관기관이 긴밀하게 협력하여 추진해야 할 국가적 사명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위기청소년을 바라보는 이웃들의 편견 없는 시선과 따뜻한 관심일 것이다.


최원훈 | 안산청소년꿈키움센터 책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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