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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관리를 담당하는 국가 공기업인 K-water에 30년간 재직하면서 가장 아쉬운 점이 4대강 사업이다. 정부 정책 결정에 따라 짧은 기간에 사업을 수행했고, 건설이 종료된 지 5년여가 지났지만 사회적인 논란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새 정부 들어 4대강의 자연성 회복 추진이 결정되었다. 국무총리는 2018년 세계 물의 날 기념식 축사에서 세 차례에 걸친 보 시범 개방의 효과를 분석해서 올해 안에 전체 16개 보의 개방 등 처리방안을 시행할 것임을 밝혔다. 정부가 의지를 보였으니, 이제 합리적인 보 처리방안을 마련하여 건강한 4대강으로 되살리는 실천노력이 남은 셈이다.

K-water는 4대강 사업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겸허히 되돌아보고, 국민과 국가를 위한 발전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우리 강 살리기 차원에서 단계별로 성과를 만들어 가고 있다.

지난 6년간의 보 운영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의 분석과 경험을 기반으로, 보의 환경성·활용성·경제성·사회적 편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대안을 모색 중이다. 이를 통해 하천 본연의 기능이 발휘되도록 환경성이나 활용성이 현저히 낮은 보가 있다면 철거 또는 완전 개방하여 재자연화하고, 이·치수 측면에서 활용성이 높거나 사회적 편익이 있는 보는 보완대책과 함께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러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 분석과 검토 자료를 통해 정부의 4대강 보 재자연화를 위한 정책 결정을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다.

다만, 4대강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우리 강 살리기를 위한 합리적인 실행을 위해서는 고려할 점들이 있다. 첫째, 4대강 전체의 모습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물의 특성상 특정 지역이나 시설의 작은 변화도 유역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상류의 댐과 보, 하류의 하굿둑에 이르기까지 시설 간 연계성과 해당 유역의 물관리 여건을 조화롭게 고려하여, 자연친화적인 보 관리방안을 포함한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을 마련하여 추진해야 한다. 물 이용과 수질·생태환경의 조화로운 추진을 위해서라도 일원화된 관리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둘째, 특정 수계에 우선 적용하여 효과를 검증하고 순차적으로 후속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다. 철거가 필요한 경우에도 영향을 고려하여 부분 개방, 제약 요인 해소, 완전 개방, 철거 순으로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4대강 사업도 필요한 수계에 우선 적용하여 검증 후 후속사업을 결정하는 방식이 합리적이었을 거라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우리 강 살리기를 위한 체계적인 재조명과 더불어, 지속가능한 물관리를 위해 물의 가치도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K-water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물기업의 위상을 기반으로, 기술력은 있으나 영세한 중소 물기업의 해외 진출을 통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제 4대강 사업에 대한 과거지향적인 소모적 논란보다 국가와 국민의 입장에서 열린 긍정의 마음으로 서로 합심해서 자연과 미래세대를 위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공감 속에서 합의를 도출하여 국민들께 신뢰받는 물관리로 전환해 나가자.

<이학수 | K-water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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