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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는 패션의 도시다. 아니, 파리 자체가 패션이다. 지난 10월 만난 파리의 가을은 그 정의를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파리 시내의 바쁜 파리지앵들 사이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방문 경제사절단으로 초대받은 모어댄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었다. △패션 △업사이클링 △사회적기업 △사회적 가치, 모두 모어댄을 정의하는 단어들이다. 하지만, 모어댄 역시 패션이다. ‘업사이클링’과 ‘사회적기업’ 이 두 단어로 인해 사람들은 모어댄이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파리에서 대한민국 경제사절단으로 참가한 모어댄에는 그런 제약이 없었다. 모어댄을 만난 외국인들의 표정에서 그것이 보였다. 대통령 국빈방문 수행단에 포함된 것이 큰 행운이다. 모어댄과 함께 두 나라의 스타트업 서밋에 참가한 국내 35개 스타트업 모두에도 큰 기회이고 행운이다.

행운을 가져다준 행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방문 기간 중에 있었다. 코트라를 비롯한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진흥공단, 창업진흥원과 프랑스의 크리에이티브밸리가 공동 개최한 ‘한·프랑스 스타트업 서밋’이 그것이다. 스타트업 서밋은 갓 사업을 시작한 기업들에 꿈 같은 무대다. 그 꿈이 두 나라의 정상이 만나면서 성사됐다. 대한민국 스타트업 대표 중 하나로 선정돼 모어댄을 설명한 20여분의 떨림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발표시간은 평생 갈 기억이고, 사회적기업이자 패션기업 모어댄이 패션의 본고장 파리에서 글로벌 무대로 출사표를 낸 시간이다.

우리나라에는 크게 소개되지 않았지만, 스타트업들이 참여한 ‘한·프랑스 스타트업 서밋’의 열기는 뜨거웠다. 왜 유럽이 ‘스타트업의 허브’인지를 알 수 있었다. 국경은 존재할 뿐 보이지 않는다는 참가자의 말처럼 유럽은 전체가 시장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국가들이 스타트업 시장의 특성에 맞게 지원과 육성에 총력을 쏟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번 서밋도 형식적인 행사가 아니었다. 개최국 프랑스는 물론 유럽 전체에서 50여곳의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이 참여했다. 특히 우리 정부가 선발해 참가한 35개 스타트업들은 사업 내용과 혁신성이 검증된 것으로 인정되어 관심이 매우 높았다. 참여한 스타트업 대표들 모두가 모어댄과 같은 확신을 가졌을 것이다. 그 확신들이 향후 유럽과 세계에 도전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그 도전은 대한민국 청년들의 꿈이자 대한민국의 미래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국빈방문 경제사절단 참석이 만들어준 가장 큰 성과는 확신이다. 감사한다. 또 책임감도 크게 느낀다.

모어댄의 가장 큰 경쟁력은 혁신과 거기서 나오는 사회적 가치다. 이번 프랑스 방문에서 그간 고민하던 혁신에 대한 하나의 질문에 해답을 얻었다. 모어댄은 해외시장에 도전한다. 정부와 기업, 코트라와 같은 기관들이 만들어준 그 스타트업 생태계 위에서 성장한 모어댄이 또 다른 혁신의 방향을 위해 결정했다. 귀국길에 모어댄의 꿈이 설계도에 옮겨진 영국에 들렀다. 오래된 자동차의 낡은 가죽 시트가 가방으로 만들어졌던 그 장소다.

모어댄은 파리를 거쳐 오대양 육대주의 국경 없는 시장으로 나가려고 한다. 영국에서 시작한 꿈을 대한민국이 이뤄줬다. 사회적 생태계를 만들고 이끌어준 대한민국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최이현 | 모어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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