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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과 탈(脫)플라스틱 순환경제, 그리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환경, 이 모든 것은 우리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열쇠이자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인이 되었다.

일상으로 다가오는 기후위기 앞에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80%를 넘는 130여개 국가가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플라스틱 저감을 의무화하는 국제협약이 만들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작년 플라스틱세(稅) 부과에 이어 내년부터는 고(高)탄소 제품의 수입에 대한 탄소국경세도 도입할 예정이다. 지속 가능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기업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부상한 가운데, 기업 소비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할 것을 약속하는 민간 차원의 ‘재생에너지 100% 사용(RE100)’ 운동에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참여하는 등 환경 경쟁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가 되었다.

환경 연구자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반가운 격세지감을 느끼면서도 이제는 우리나라가 환경 분야에서도 추격자가 아닌 선도자로서 발돋움해야 한다는 시대적인 사명감을 가지게 한다. 그리고 이는 환경 과학기술의 개발과 혁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국제사회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천명한 ‘리우 선언’을 채택한 1992년 우리나라는 환경기술 개발 사업을 시작하며 환경 선진국으로서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미국, 독일 등 주요 7개국(G7) 수준의 환경기술 달성을 목표로 한 ‘G7 환경기술 개발 사업’을 시작으로, 10년마다 ‘차세대 핵심 환경기술 개발 사업’ ‘차세대 에코이노베이션 사업’ 등 사업단 중심의 종합 기술 개발 사업을 통해 환경오염 처리와 미래 환경기술 확보, 환경기술 산업화와 수출 경쟁력 제고 등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연구와 개발을 추진했다. 사업단 중심의 사업과 더불어 2000년 중반부터 물, 기후대기, 자원순환, 환경보건, 자연생태 등 환경정책 현안별로 전담 기술을 개발했고, 사업단이 종료된 작년부터는 물관리 일원화에 따른 물재해 저감 및 수자원 확보 등을 포함하여 분야별로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 결과 하수와 폐수를 고도 처리하고 재이용률을 높이는 수처리 기술을 개발했고, 친환경 엔진과 경유차 배출가스 저감장치 등 대기 오염물질 배출 저감 기술의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유용 자원을 회수하여 새로운 원료 소재로 재자원화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다. 또한 지구온난화 지수가 높은 메탄, 불소화합물 등 비이산화탄소 온실가스 저감 기술과 함께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고순도 공업용수(초순수)의 국산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렇게 차곡차곡 쌓아올린 우리의 노력으로 1990년대 초반 선진국 대비 10~30% 수준이던 우리의 환경기술은 이제 80~90% 수준까지 이르러 우리나라 환경산업의 토대이자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다. 이웃 나라들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의 확대도 뒷받침하고 있으니 우리가 30년 전 꿈꾸던 국제적인 환경 중추국가의 모습에 조금은 더 가까워지지 않았나 싶다.

우리 앞에 놓인 탄소중립, 순환경제 그리고 환경 안심사회라는 막중한 과제 앞에서 환경부는 다시 기술 개발과 혁신의 발걸음을 내딛는다. 환경 문제의 해결이라는 임무 중심의 기술 개발 사업을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추진하고, 특히 민간의 수요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우리 기업과 함께 기술을 개발하고 신기술 인증 등을 통해 현장에도 적극 적용하고 보급할 계획이다. 

이제 30살 청년이 된 환경기술 개발 사업의 결실을 나누고 녹색미래의 청사진을 함께 그려보고자 한다. 오는 28일부터 온라인 전시관을 열어 주요 성과를 공유하고 12월8일에는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기념식과 국민공감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다. 깨끗한 물, 맑은 공기, 안전한 환경, 건강한 생태계 그리고 탄소중립의 시대 속에서 살아갈 그날까지 환경기술의 혁신과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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