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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정치참여에 대한 요구가 매우 뜨겁다. 본원이 최근 고등학생 14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청소년 3명 중 2명가량(65.9%)이 18세로 선거권 연령을 낮추는 것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감 선거 연령을 16세로 하향하는 것에 대해서도 청소년의 절반(51.5%)이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의 75.9%는 투표권이 주어지면 대통령 선거에서 반드시 투표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결과는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사건으로 촉발된 정치적 상황이 청소년의 정치의식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즉 조직적으로 촛불집회에 참여하거나 가족과 함께 집회에 참가하면서 청소년의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높아진 것이다.

이러한 환경하에서 청소년의 정치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18세 청소년들에게 투표를 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청소년에게 참정권이 부여되면 자연스럽게 시민으로서의 역할과 책임감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더불어 모의투표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YMCA전국연맹이 올해 청소년들과 함께 실시한 대선 모의투표에서 사전선거인단으로 6만여명이 등록을 했고 이 중 5만여명이 투표에 참여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청소년들이 후보들의 공약과 TV토론에 관심을 가지게 될 수 있었다.

모의투표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후보를 선택한 기준은 후보자의 공약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TV토론이 그 뒤를 이었다. 즉 청소년들은 후보자들이 어떤 정책공약을 가지고 있고 TV토론에서 얼마나 진실되게 자신의 정치적 입장과 실천의지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는지를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모의투표는 학교에서는 활성화되지 않았다. 미국이나 독일 등 선진국들이 학교에서 모의투표를 진행하면서 미래 유권자로서 학생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독일의 경우 후보자들이 학교를 방문하여 투표권이 없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공약을 설명한다고 한다. 미래 유권자로서의 청소년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학교나 시민단체에서 주관하는 모의투표가 활성화돼야 청소년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과 효능감이 증진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번 모의투표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던진 소중한 한 표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이창호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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