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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인천 아시안게임이 막을 내렸다.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땀 흘린 선수들 외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원활한 대회 개최에 기여한 이들이 많다. 그 중에 정보통신기술(ICT)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는 인천 아시안게임에 특화된 한·중·일·영의 4개국 통역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했다. 인천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통역 서비스를 통해 간단한 대화가 가능했다. 대회 운영 요원을 위한 공식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도 적용됐다. 3만여명에 달하는 운영요원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단체 채팅방에서 의사소통을 하고, 사진이나 동영상과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정보교환도 가능했다.

이제,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국제 스포츠 대회는 첨단 ICT의 경연장이기도 하다. 벌써부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차세대 이동통신기술인 5G(5세대) 통신망이나, 지금보다 10배 빠른 기가 인터넷이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이다. 그만큼 ICT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최첨단 ICT를 도입하는 것은 국제적인 관심사이기도 하다. ICT의 발전이 단순히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일례로 미국의 캔자스시티의 경우, 2011년에 구글이 주도하는 기가 인터넷 구축 프로젝트인 ‘구글 파이버(Fiber)’를 유치했다. 여기에 연방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더해 적극적으로 기가 인터넷 도입을 추진한 결과, 캔자스시티로 이주하는 벤처 기업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초원지대에 자리한 인구 50만명의 작은 도시는 벤처 기업의 요람인 실리콘 밸리에 견주어, 실리콘 프레리(prairie·초원)라는 별명도 얻었다. 결과적으로 일자리가 창출되고 도시의 국채 신용 등급이 상승하는 등 지역 경제가 살아나는 효과를 거두었다.

유럽에서도 경제 침체를 극복할 돌파구로 첨단 ICT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2011년에 1조2000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연구 혁신프로젝트인 ‘호라이즌(Horizon) 2020’ 계획을 내놓았다. 여기에는 차세대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ICT 분야들이 포함돼 이들 분야를 선도해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유럽연합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한편, 제조업 강국으로 알려진 독일은 ‘산업(Industrie) 4.0’을 추진하고 있다. 첨단 ICT를 적용한 스마트 공장을 구현해 유연하고 효율적인 생산방식으로 제조업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20일 오전 박근혜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정보통신기술(ICT) 올림픽’으로 불리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가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출처 : 경향DB)


이처럼 국제적으로 경제침체를 극복할 돌파구이자, 장래 경제를 견인할 동력으로서 첨단 IC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사물인터넷과 ICT 융합 등 차세대 ICT 기술을 활용한 창조경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ICT에 대한 국제적 관심은 20일부터 열리고 있는 ITU 전권회의에 모이고 있다.

ITU 전권회의는 ICT 관련 최고 권위를 갖는 국제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의사결정회의로 전 세계 193개 국가의 장관급 인사들이 참여한다. 또한 회의 기간에 다양한 ICT 전시회나 콘퍼런스 등 부대행사가 마련돼, 진정한 의미의 ICT 올림픽이라 할 수 있다. 부산에서 개최되는 이번 ITU 전권회의에서는 우리나라가 의장국을 맡는다. 이 전권회의에서 사물인터넷과 ICT 융합과 같은 첨단 ICT 관련 의제들을 우리가 주도해 회의를 진행한다. 이번 ITU 전권회의를 통해 우리 ICT의 위상을 제고하고, 신기술 발전과 국제적으로 조화로운 ICT 확산을 위한 협력 방안들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


설정선 |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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