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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지인이 넘치고, 사업이나 뭐나 무난한 이를 보면 백퍼 ‘끌리는 사람’. 이건 연마한 재능이라기보단 성품과 아우라야. “인생에서 배울 점-. 잘해주고 욕먹는다. 깨진 관계는 수선이 어렵다. 친구라도 치부를 보이지 마라. 죽을지언정 남에게 의지하지 마라. 헤프게 웃지 마라, 실성해 보인다. 피식하면 울지 마라, 병들어 보인다. 베풀 때만이 행복이 찾아온다. 길을 잃으면 일단 잠을 자라. 마음이 끌리면 진심이다. 끌리는 사람이 세상을 구한다.”(한 카운슬러의 일기장) 심쿵 끌리는 사람에겐 암만 도리질을 쳐봐도 쑥쑥 빨려들어.  

연말에 약속들이 많은데, 올해 지나기 전에 보잔 말. 역병으로도 막을 수 없는 스킨십. 그러고 보면 수년째 연락이 끊긴 이도 있다. 더는 끌리지 않은 사이란 깨진 사이지. 끌리는 사람과는 기어코 시간을 내서라도 만나러 가게 된다. 자석처럼 몸과 마음이 자꾸만 끌려. “넌 내게 반했어. 화려한 조명 속의 빛나고 있는 넌 내게 반했어. 웃지 말고 대답해봐. 넌 내게 반했어.” 반대로 난 네게 반했어! 내 맘에 쏙 든 당신. 눈도장 찍은 사람.

지난주 아무개 대학교와 계약 하나 하려고 인감증명서와 도장을 가지고 나갔다. 오랜만에 만진 도장. 문득 ‘눈도장’ 생각을 했어. 저 사람 참 좋아 보이네 눈도장 찍고,‘내가 사람 하난 참 잘봤지’ 훗날 좋은 결과로 미소를 머금게 될 친구.   

토끼와 거북이가 달리기 경주를 하는데 심판은 ‘악역 전담’ 여우였어. 거북이는 몸만 느리지 머리가 비상해. 여우에게 뇌물을 먹임. 심판 여우 왈 1등은 따놓은 당상이니 한잔하고 가라며 토끼를 꼬드김. 마침 구경 중이던 토끼의 ‘짱친’ 황새 왈, 그러잖아도 며칠 전에 ‘날리면’에서 열린 ‘날기 대회’에서 뱁새 일당에게 속아 경주에서 패한 얘길 들려줌. 토끼는 황새의 조언을 듣고, 앞만 보고 달려 1등. 토끼는 두둑한 상금으로 송년 파티. 내가 시방 무슨 이야길 하는 거지? 맞아~ 누가 진짜 제 편이고 한 팀인지 알아보는 눈도장.

<임의진 목사·시인>

 

 

연재 | 임의진의 시골편지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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