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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엔 그 나라의 역사가 있고, 도서관엔 미래가 담겨 있다. 미국 의회도서관은 소장 자료와 중요도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세계가 멸망하더라도 이 도서관만 건재하다면 복구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말할 정도다. 대학의 발전가능성 역시 대학 도서관에 있다고 본다. 대학 탐방 시 꼭 들르는 곳 중 하나가 도서관이다. 대학의 심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대학의 도서관은 그 기능을 상실했다. 대학의 홈페이지에서 도서관으로 바로 클릭해서 들어가지 못하는 곳도 부지기수다. 기껏 클릭해서 들어가도 저널 데이터베이스, 새로 들어온 책, 논문복사, 열람실 현황이 주된 메뉴로 떠오른다. 독서실 정도로 자신의 지위를 격하시키는 격이다.
도서관은 이제 학생과 교원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인지하고 학습과 정보습득 그리고 정보교류의 장으로 변신해야 한다. 독서실과 같은 칸막이 공간이 아닌 소규모 세미나룸도 만들어 토론의 장을 마련해줘야 한다. 온라인 학습을 확장하여 24시간 언제든지 학습의 욕구에 응해야 한다. 데이터의 홍수시대에서 어떻게 필요한 정보를 취득하고, 가공·분석하고 활용하는지에 대한 교육도 뒤따라야 한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데이터를 연결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연구성과 홍보만이 아닌 최신 연구동향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여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게 할 의무도 있다. 외국 유수대학의 도서관은 학교시설의 으뜸이다. 가장 쾌적한 습도와 온도를 지원한다.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책을 읽고, 생각하고, 대화하고, 토론한다. 혼자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가 하면 둘 혹은 넷, 여럿이 공유하기도 하고, 개방적 또는 폐쇄적 공간도 제공한다. 딱딱한 의자가 있는가 하면 다양한 모양의 푹신한 소파도 갖추고 있다. 생각의 유연성을 고려한 배려가 아닐 수 없다. 수시로 열리는 세미나와 워크숍은 내가 필요한 부분을 보충하는 시간이 된다. 미래를 이끌 인재양성을 꿈꾸는 대학이 되고 싶은가? 세계 유수대학의 반열에 들고 싶은 대학이 있는가? 도서관에 투자하라. 그게 답이다.
엄치용 | 기초과학지원연구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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