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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12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소비자의 기준에서 본다면, 통신과 같은 시장은 지속적으로 경쟁을 하는 것이 좋다.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져야 독점과 담합으로 방만해진 서비스가 질적으로 향상되기 때문이다. 만약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이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제3, 제4의 사업자가 계속 등장한다면 이들의 경쟁으로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내가 아는 지인은 분당에서 대전에 있는 회사에 출퇴근하고 있다. 마침 지난해 12월 개통한 수서역 SRT(수서발 고속철도)는 그에게 엄청난 호재였다. 집이 분당이기 때문에 대전을 오가는 그에게 수서역 SRT는 시의적절한 혜택이었다. 단순한 지역 접근성을 떠나 그는 SRT에 환호했다. SRT는 기존 KTX와의 경쟁을 통해 가격을 낮추고, 서비스를 강화하는 혜택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용 금액은 10% 더 저렴해지고, 특실 전 좌석에 전기 콘센트와 무료 와이파이도 안정적으로 제공한다.

더 큰 효과는 KTX의 변화다. 가끔 KTX를 이용하는 나는 KTX의 달라진 서비스를 실감할 때가 있다. 사라졌던 KTX 마일리지가 SRT의 가격 할인으로 부활했고, 인터넷 특가 할인폭도 5~10% 더 확대됐다. 경쟁을 통해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에 고속철도 서비스의 질이 향상된 것이다.

공기업이 독점 운영하는 공공사업 중 하나가 바로 철도다. 특히 고속철도는 전국을 하나로 묶어주며 업무는 물론 생활, 문화 분야에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중요한 고속철도가 그동안 독점으로 운영되어 오다가 새로운 경쟁 브랜드가 등장하면서 이제서야 소비자 혜택을 늘리고 있다. 무분별한 경쟁으로 인한 고용의 불안정과 과도한 수익 중심의 경영은 경계해야 한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서비스는 상호 간 경쟁을 통해 국민에게 더 큰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 아닐까.

김성은 | 회사원·경기 성남시 분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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