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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60대의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다.

현재 8개월째 매달 약 600만원의 비용을 지불하면서 신약을 복용하고 있다.

처음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을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했을 당시 살이 급격히 빠지면서 체중이 40㎏까지 내려간 적이 있었다. 림프종 증상으로 피곤함과 무기력함을 느껴 움직임이 줄고 스트레스도 쌓여 몸이 많이 망가졌다. 우여곡절 끝에 신약을 복용하게 되면서 정상체중을 회복했고 무엇보다 몸이 좋아지니 이제는 동네 산 정도는 가뿐히 오르내릴 수 있다.

물론 보험이 되는 기존 치료제를 선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고령 환자는 독성이 강한 기존 항암치료를 선택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여러가지 부작용을 겪느니 차라리 치료를 하지 않고 하루라도 편안하게 보내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문제는 경제적 어려움이다. 가장 좋은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음에도 보험 급여가 되지 않아 한달에 600만원이나 되는 약값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하루 이틀에 끝나는 치료가 아니기에 환자로서 느끼는 경제적인 부담이 매우 크다. 20세 이후 성실히 의료보험료를 납부해왔는데, 정작 내 질환 치료에 가장 필수적인 치료제가 아직 급여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답답함을 느낀다.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을 안전하면서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약제가 있지만 급여가 되지 못해 환자가 비싼 약값을 전액 부담하게 되어 치료를 포기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하루빨리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신약의 보험 급여가 이뤄져 희귀 혈액암으로 고통받는 환자와 가족들의 삶의 질 향상과 생명연장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허분자 | 주부·부산 동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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