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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원쑤들이
멸망하는
전선의
우룃소리는
남으로 남으로
멀어가고
우리 공화국의
영광과
영웅적
인민군대의
위훈을
자랑하는
무수한
깃발들
수풀로
나부끼는
서울
거리는
나의
고향
잔등의 채찍을
맞으며
사랑한 우리들의 수도다.
_임화, <서울>에서
기압이저하하였다고 돌아가는철필을
도수가틀닌안경을쓴 관측소원은
기ㅅ대에다 쾌청이란백색기를내걸었다
그러나 이 시기 임화의 쓴 다다이즘 경향의 시는 그저 난해할 뿐만 아니라 시의 질
자체가 우수했다. 그의 다다이즘 이력은 그 다음 이력에 모순 없이 녹아든다. 시의 전위-아방가르드가 계급투쟁의 전위-아방가르드로 옮아가는 풍경은 얼마든지 “자연발생”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일 테니까.
임화는 <지구와 ‘빡테리아’>를 쓴 해인 1927년 카프에 가입해 아나키즘과 투쟁해 카프의 볼셰비키화를 주도한다. 이후 카프 서기장이 되기까지 문단의 선배들과 벌인 논전 또한 명도와 채도가 높은 “선명성” 투쟁으로 장식되는 느낌이다. 그런가 하면 1928년에는 영화 <유랑流浪> <혼가昏家> 들의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하는 등 가장 현대적인 예술 갈래에도 끝없는 관심과 실천을 보였다. <우리의 소원>의 가사를 쓴 것으로 유명한 영화인 안석주는 영화배우 임화에 대한 인상을 이렇게 쓰고 있다.
어떤 실없는 사람이 씨를 코레아 바레티노라고 별명을 지은 만큼 서양서 온 미남자 같은
미목수려의 청년시인이다. 어디나 그의 모습 중에서 도회인의 면영이 구김새없이 드러나지만 그의 창백한 혈색이라든지 그늘진
눈매가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중의 라스콜리니코프의 고민하던 그때에 면영을 연상케 하는 때도
있다.
_조선일보, 1933년 1월 21일자
안석주가 빌려온 바렌티노는 곧 무성영화 시대의 수퍼스타이자 최초의 아이돌 배우, 마초 배우, 남성 섹스심벌로 평가되는 이탈리아 출신 할리우드 영화배우 루돌프 발렌티노(1895~1926)이다. [계속]
*이미지는 구글 이미지에서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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