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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깍뚜기’로 잘못 쓰기 쉬운 ‘깍두기’는 조선 제22대 왕 정조의 딸인 숙선옹주가 궁중에서 열린 종친 회식 때 내놓아 호평을 받으면서 세상에 알려졌다(홍선표의 <조선요리학>). 당시 종친 어르신들이 “어떻게 만들었느냐”고 묻자 숙선옹주가 “평소 남는 무를 ‘깍둑깍둑’ 썰어서 버무렸더니 맛이 있어서 이번에 내놓게 됐습니다”라고 해 ‘깍두기’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 이때 ‘깍두기’를 한자로 음차해 적은 것이 ‘각독기(刻毒氣)’다. “독기를 없앤다”는 의미로, 무가 가진 해독성에 딱 들어맞는 이름이다.

정조의 할아버지 영조도 무를 무척 좋아했다. 성격이 깐깐한 탓인지 평소 소화불량에 시달린 영조는 무를 먹으며 배앓이를 이겨낸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 왕들의 평균 수명이 40대에 그쳤지만, 82세까지 산 영조의 장수 비결이 ‘무’인지도 모른다.

이렇듯 우리 몸에 좋은 ‘무’를 ‘무우’ 또는 ‘무수’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은데, ‘무우’와 ‘무수’는 바른말이 아니다. 아울러 “무청째로 김치를 담그는, 뿌리가 잔 무”를 ‘알타리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 또한 바른말이 아니다. ‘총각무’로 써야 한다.

<엄민용 스포츠산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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