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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파스타를 파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아기에게 먹일 거라며 된장국과 쌀밥을 요구한 아기 엄마의 사연이 화제가 됐다. ‘파스타 맘충’ ‘된장국 맘충’으로 불리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비판의 대상이 됐다. ‘맘충’에 대한 비판은 특정 장소에 아이의 출입을 금지하는 ‘노키즈존’으로 확장됐다.

‘노키즈존’이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음식과 서비스를 즐길 성인의 정당한 권리인가, 아니면 아이와 엄마를 배제하는 차별적 행위인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노키즈존의 본질이 아이에게 있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보호자에 대해서는 기대하는 선이 있다”면서 “노키즈존은 비겁한 단어고 원래 쓰고 싶었던 건 공중도덕 못 지키는 보호자 출입금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특정 장소에 아이와 그 보호자(주로 엄마)의 출입을 금지하는 것이 올바르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아이 대신 장애인을 넣어 ‘노장애인존’을 만드는 식당이 있다면 그것도 업주의 선택이냐”고 꼬집었다.

논란은 한국사회가 아이와 약자를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사회인가로 확장됐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아이들은 물리적으로 도시 공간에서 배제되고, 부모, 특히 여성 양육자들은 함께 배제된다”며 “노키즈존은 일부 가게와 몰지각한 양육자의 문제가 아니다. 도시의 공간이 모두에게 열려 있어야 해결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물은 축축하고 애는 시끄럽다는 걸 그냥 디폴트로 받아들여보세요. 피해를 끼친 다른 성인은 없나요?”라고 되물었다.

‘노키즈존’이 아동 혐오와 여성 혐오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한국의 노키즈존이 위험한 것은 기혼 여성 혐오를 수반하면서 재생산하기 때문”이라며 “아이와 여성에게 유난 떠는 이유는 결국 약자 혐오”라고 밝혔다. ‘진상’을 부리는 성인 남성(이른바 개저씨)도 많지만, ‘노개저씨존’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아이를 낳으면 벌레(맘충) 소리 듣고, 아이들이 어른처럼 점잖게 행동하지 않으면 엄마가 무개념 소리를 듣고, 노키즈존이 창궐하는 나라”라고 일갈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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