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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다. 10월2일이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기쁨의 함성도 들리지만 쉬지 못함으로 인한 탄식 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슬픔에 빠지는 사람은 결식의 위험 가운데서도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아이들이다. ‘요즘도 굶고 다니는 사람이 있어?’하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보건복지부의 아동급식현황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의 약 3.4%, 35만명이 결식을 경험하고 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집밥’의 따뜻한 추억을 경험하기 힘든 아이들이 이렇게도 많은 것이다. 이 아이들에게는 학교나 지역아동센터의 급식이 전부다.

그래서 월드비전과 후원자들이 뭉쳤다. 긴 연휴 동안에도 아이들이 결식하지 않도록 추석 키트를 만들기로 했다. 키트에는 조금이나마 추석을 추석답게 보낼 수 있도록 온갖 정성들이 채워졌다. 음식은 물론이고 마음을 담은 메시지도 함께 전달된다.

월드비전은 2000년부터 영양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아침에는 수업 전 학교에서 ‘아침머꼬’로 조식을 지원하고, 저녁에는 가정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봉사자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도시락을 지원하고 있다. 오랜 영양지원 사업으로 배운 사실이 있다. 아이들에게 지원하는 식사는 단순한 ‘밥 한 끼’가 아니라는 것이다. 후원자와 봉사자의 도움으로 지원되는 식사는 어른들의 관심과 사랑이다. 아이들은 식사뿐만 아니라 그 관심과 사랑을 함께 먹고 있는 것이다. 이번 추석도 후원자들의 마음이 잘 전달되어 아이들의 몸은 물론이고 마음도 든든하게 채울 수 있는 풍성한 연휴가 되길 기대한다.

<전영순 | 월드비전 국내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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