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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가 국민 소통 강화를 위해 신설한 직제인 국정홍보 담당 차관보에 ‘극우 논객’ 이의춘씨를 임용한 것은 대단히 실망스럽다. 오늘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하는 이 신임 차관보는 박근혜 정부를 노골적으로 옹호하고 시민단체와 세월호 유족 등을 비난하는 글을 써온 극우 성향 언론인이다. 그는 보수매체인 데일리안 편집국장을 거쳐 친정부 성향의 매체인 미디어펜 대표로 일하는 동안 진보 시민단체를 ‘악마의 집단 같다’고 표현하거나, 진상 규명을 요구해온 세월호 유가족들을 ‘나라를 마비시킨다’고 원색적으로 공격하는 등 극우 편향적인 기사와 칼럼을 써왔다는 점에서 ‘국민 소통’과는 너무 거리가 멀다.

국정홍보 차관보는 문화부 장관과 2차관을 보좌해 국정홍보·언론협력 업무를 관장하는 자리다. 청와대는 언론 보도 때문에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와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가 확산됐다고 믿는 것 같다. 정부 홍보를 총괄하는 문화부에 국정홍보 담당 차관보를 신설한 것은 대(對)언론 소통을 원활히 해 이런 상황을 타개해 보려는 뜻이라고 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대국민 소통 강화를 위해 신설키로 한 차관보에 한국일보 출신인 이의춘(54) 현 미디어펜 대표를 오는 18일자로 임명한다고 15일 밝혔다. _ 연합뉴스


하지만 언론단체들은 국정홍보 차관보 직제 자체가 언론통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전직 언론인 등을 활용한 정보 제공, 광고 등을 통해 부적절한 회유를 시도하거나 압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파성 짙은 언론인 출신이 그 자리를 맡게 된 것이다. 그가 미디어펜 시절 쓴 ‘이의춘의 시장경제 이야기’라는 칼럼을 보면 “(세월호) 유가족들 행태는 이제 국민들이 제지시켜야 한다. 반미 반체제 좌파인사들이 파리떼처럼 달라붙어 반정부투쟁으로 악용하고 있다” “좌파 시민단체는 악마의 집단 같다. 기업을 죽이지 못해 안달하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여론의 기요틴에 의해 무참히 단죄됐다”는 등 극우 수구적인 성향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이 차관보의 거칠고 자극적인 칼럼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이미지와도 겹친다. 그가 비판 여론을 청취하고 소통하기보다 정부 논리를 일방적으로 전파하는 ‘정권 나팔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국정 난맥상이 있으면 고치는 게 먼저다. 정책 내용이 알차면 국정홍보는 자연히 따라온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책 홍보 담당자가 모나지 않아야 소통도 가능하다. 우리는 이 차관보의 국정홍보에 대한 행보를 예의 주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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