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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석춘 연세대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매춘부’로 비유하는 발언으로 파장이 일고 있다. 류 교수는 지난 19일 대학생 대상의 사회학 강의에서 “지금도 매춘산업이 있다. 옛날(일제강점기)에도 그랬다”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에 빗댔다. “위안부는 일본 민간이 주도하고 일본 정부가 방치한 것”이라고도 말했다. 역사적 사실과 다른 왜곡이자 망언이다. 류 교수는 “성노예 할머니를 매춘부로 보는 게 옳으냐”고 묻는 학생에게 “궁금하면 (학생이) 한번 해볼래요?”라는 성폭력적인 발언까지 했다고 한다. 기가 찰 노릇이다.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일제에 의해 조직적으로 자행된 국가적 반인권 범죄행위라는 사실은 이미 학계의 연구로 명백하게 밝혀졌다. 그런데도 류 교수는 정규 강의에서 망언과 막말을 쏟아냈으니, 그가 과연 상식과 양식이 있는 사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인터넷매체 프레시안이 보도한 류 교수의 강의 녹취록에는 반역사적이고 반인권적인 내용이 가득하다. 특히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인권운동을 폄훼하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를 반국가단체로 매도하는 데서는 그의 교수 자격마저 의심이 들 정도다.  

류 교수는 뉴라이트공동연합 공동대표, 연세대 이승만연구원장, 박정희연구회 회장을 역임한 국내 대표적 보수우파다. 자유한국당의 혁신위원장, 조직강화특위 위원, 지방선거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그의 발언은 우발적·즉흥적으로 나온 게 아니다. 이번 ‘위안부 망언’이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의 <반일 종족주의> 내용을 설명하는 강의 중에 나왔다는 점에서 뉴라이트 계열의 왜곡된 역사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류 교수는 한국당 혁신위원장으로서 청년들에게 ‘일베(일간베스트)에 많이 참여하라’고 해 논란을 일으켰다. 언론기고를 통해 촛불민심을 부정하고 보수파의 태극기집회를 ‘의병활동’으로 치켜세우기도 했다. 

류 교수는 그간 비상식적인 언동을 하면서도 학문과 표현의 자유를 방패막이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번의 충격적인 위안부 망언은 묵과할 수 없다. 이영훈-류석춘으로 이어지는 위안부 망언은 단죄해야 한다. 연세대는 진상을 밝히고 류 교수에 대해 엄중한 조치를 내려야 한다. 류 교수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인권과 시민단체의 명예를 훼손한 데 대해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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