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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한국갤럽 여론조사결과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11%로 나타났다. 3주째 정체 상태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취임한 7월 셋째 주 10%에서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6석인 정의당 지지율은 16%로 제1야당인 한국당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같은 기간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했으나 무당층만 늘어났을 뿐 한국당은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구원투수’로 김 위원장을 영입하고 바닥부터 시작하겠다는 한국당으로선 초라한 성적표다. 지지율만 놓고 보면 시민들은 한국당의 변화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분위기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전 부산 수영구 부산시당에서 열린 6·13 지방선거 출마자 초청 경청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지지율이 뜨지 않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인적청산 실패를 들 수 있다. 개혁의 핵심은 인적 쇄신이다. 사람이 변하지 않고서 당이 달라졌다고 하기 어렵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인적청산 자체보다는 새로운 보수 가치 정립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이러고서야 혁신동력이 만들어질 리 없다. 두 번째는 대안 제시의 실패다.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국가주의 프레임’을 띄우는 데 올인했고, 일정 부분 주목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대안에 대해서는 ‘자율주의’ ‘국민중심성장’ 같은 모호한 담론에 그칠 뿐 구체적인 탈국가주의 정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학교 내 탄산음료 판매금지를 국가주의의 대표적 사례로 지목했지만 아이들 건강을 위해 스쿨존 내에서 탄산음료와 고열량, 고당류 식품의 판매를 금지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시민들 사이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반문이 나오는 이유다. 자기 희생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한국당은 지난 지방선거 결과 이미 시민들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은 것과 다름없다. 그런데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기득권을 내려놓는 사람도 없다. 이런 모습을 보고도 소장 의원들은 기회주의적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 위원장 취임 한 달이 다 되는데도 한국당은 당사를 여의도에서 영등포로 옮긴 것 말고는 달라진 게 없다. 선거 후 잠시 불거졌던 자성론이나 쇄신 목소리는 온데간데없다. ‘홍준표식 막말’은 사라졌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는 여전하다. 이대로는 비대위가 전당대회 준비위로 전락할 것이란 얘기마저 나온다. 과거와의 단절 없이 새 가치나 정책을 내놓을 수 없다. 적당히 분칠해서 눈가림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건 시민들이 그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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