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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망언으로 당원권 정지 3개월 징계를 받았던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이 18일 최고위원직으로 다시 돌아온다. 김 의원은 지난 2월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종북 좌파들이 판을 치며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 우리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했다. 비판 여론이 심상치 않자 한국당은 그에게 당원권 정지 3개월 징계를 내렸다. 징계 직후 당 지도부는 김 의원의 최고위원직이 박탈되는지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당내 그런 논의는 없었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당헌·당규상 당원권 정지자가 당원권을 회복했을 경우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당의 부담이 적은 방향으로 정치적 결단을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5·18 망언자를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최고위원에 복귀시키는 게 ‘정치적 결단’이란 것이다. 시민들은 한국당 아침 회의 때마다 최고위원 자리에 앉은 그의 얼굴을 보며 망언을 떠올리고, 망언을 감싼 한국당의 정체성을 되새기게 될 것이다. 

자유한국당 김순례 최고위원이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은 “5·18은 폭동”이라고 한 이종명 의원도 당에서 제명했지만, 징계를 확정할 의원총회를 이제껏 열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언제 열릴지 기약할 수 없다. 당 주변에선 사실상 제명이 무효화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김진태 의원은 ‘경고’라는 솜방망이 징계로 일찌감치 마무리됐다. ‘5·18 망언’ 의원 3명이 모두 징계 전과 다름없는 상태로 돌아간 것이다. 결국 희생자와 유족, 광주시민들만 깊은 상처를 입고, 가해자들은 멀쩡한 격이 됐다. 이들의 망언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부정하고 죽음으로 항거해 얻어낸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일이다. 이들에게 한바탕 ‘징계쇼’로 면죄부를 준 한국당은 스스로 한통속임을 보여준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러니 한국당이 열 번, 백 번 사과한다 해도 진정성 있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한국당의 막말은 5·18 망언뿐만이 아니다. 엊그제 다른 최고위원은 누리꾼 댓글을 인용해 “세월호 한 척 가지고 이긴 문재인 대통령이 어찌 보면 이순신 장군보다 더 낫다”고 했다. 인용할 게 따로 있지, 대통령을 깎아내리겠다고 300명 넘는 인명이 숨진 국민적 참사를 끌어다 옮기는 몰상식과 비정함에 말문이 막힌다. 유독 한국당에 막말이 끊이지 않는 건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지도부 책임이 크다. 그렇다면 시민이 나설 수밖에 없다. 막말 정치인을 기억해 두었다가 내년 총선에서 심판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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