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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3학년생들의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20일 오전 서울 노원구 화랑초등학교 1학년 4반 홍성미 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두 달 넘게 닫혀 있던 초·중·고교의 교문이 드디어 열린다. 오는 13일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20일(고2, 중3, 초1~2학년, 유치원), 27일(고1, 중2, 초3~4학년), 다음달 1일(중1, 초5~6학년) 등 4차례에 걸쳐 순차적 등교개학이 진행된다. 6일부터 코로나19 대응체계가 ‘사회적(물리적) 거리 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되는 것과 발을 맞춘 조치이다. 등교개학은 당연히 반길 일이지만 바이러스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만큼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된다. 

가장 시급한 것은 역시 빈틈없는 방역태세를 갖추는 일이다. 교내 소독과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은 물론 밀집 공간에 많은 학생이 있는 몰리는 것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급식환경을 재정비하는 것도 필수이다. 개학에 따라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이 수칙을 엄수하도록 안내하는 조치도 차질 없이 해야 한다. 초안만 마련된 세부수칙을 개학까지 남은 기간 동안 더욱 촘촘히 다듬어 일선에 전달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공동체 안에서 낙인찍기가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아무리 준비를 철저히 한다고 해도 개학하게 되면 바이러스 확산 위험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교육·보건 당국은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한 플랜 A, B, C를 세워놓아야 한다. 유사시 교육 주체들이 당황하지 않고 질서 있게 대응할 수 있도록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상황 발생 즉시 가동할 수 있는 연락망과 시스템 등을 갖춰놓아야 함은 물론이다. 

그동안 교육당국은 1~2주 단위로 개학을 연기하며 단기적 처방으로 대응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번 등교개학 방침도 빠듯한 고3 학생들의 대입 일정에 맞춰 조정한 결과이다. 앞으로도 학사 일정 등을 둘러싸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장기적·종합적인 관점에서 학생들의 학습권과 건강권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가을 이후 코로나19 2차 유행을 예상하는 만큼 교육당국은 최악의 경우를 포함해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입시를 앞둔 고3 수험생들의 수업과 진학 지도에 차질이 없도록 교육당국과 학교는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입시 반영 비중이 높은 3학년 내신성적과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에 학교·지역에 따른 불이익·불공정 논란이 있어선 안된다. 무엇보다 굵직한 일정과 기준을 신속히 제시해 불투명성을 제거하는 것이 시급하다. 교육과 입시는 민감한 사안이다. 교육당국은 학교의 자율에만 맡기지 말고 선제적·적극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K방역처럼 등교개학에서도 성공을 거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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