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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인천 연수구 선학중학교에서 열린 온라인개학식에서 교사들이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학생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의 고3과 중3 학생들이 9일 오전 일제히 사상 첫 온라인개학을 했다. 충실한 준비로 무난하게 수업을 진행한 학교도 있었다. 그러나 예상대로 상당수는 처음 접하는 화상 원격수업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채 혼란을 겪었다.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한 첫날 수업이었다. 

원격수업은 교사와 학생의 화상 연결로 진행하는 ‘실시간 쌍방향형’, EBS 콘텐츠나 교사가 녹화한 동영상을 보고 토론하는 ‘콘텐츠 활용형’, 독후감 등 과제를 내주는 ‘과제 수행형’ 등 3가지 유형 중 교사가 선택할 수 있다. 촉박한 일정으로 대부분 수업이 EBS 강의 콘텐츠를 활용한 수능 특강으로 진행된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 그런데 EBS 온라인 클래스에서 발생한 접속지연 등 부작용과 혼란은 예상보다 컸다. 중학교용 사이트에서 처음부터 접속 시스템에 병목 현상이 일어났다. 지난달 온라인 특강 때부터 문제를 드러냈는데 개학일까지도 보완되지 못한 것이다. 교사가 준비한 수업의 내용과 질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당장 학교별 학생부 기록 등에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왔는데, 학교별 수업 수준 격차로 학생들이 불리해지는 일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학생들과 수업을 지켜본 부모들은 종일 수업에 따른 낮은 몰입도를 걱정했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마련한 온라인 간담회에서는 “강의를 켜놓고 딴짓 한다” “원격수업으로 학력격차가 커지지 않을까” 등의 우려가 이어졌다. 이런 틈을 노려 일부 학원들이 학교 온라인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등 편법 영업을 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회 때만 영상 연결로 확인하고 이후 수업은 과제만 내준 학교의 경우 학생들이 과제를 끝내고 오후에는 학원에 가는 현상도 벌어졌다. 모두 온라인개학의 취지를 흐리는 행태로, 교육당국은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처음 시행하는 온라인개학과 원격수업인 만큼 시행착오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드러난 문제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책을 마련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하루빨리 수업의 질을 높여 수업다운 수업이 되도록 해야 한다. 오는 16일엔 중·고 1~2학년과 초등 고학년이, 20일엔 초등 저학년이 순차적으로 온라인개학을 한다. 전학년이 온라인개학을 하게 되면 인터넷 트래픽이 몇 배로 커지고 그만큼 접속 불편도 심해진다. 온라인개학의 성공 여부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현장의 만족도에 달렸다. 학교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의 의견을 끊임없이 경청하면서 불편 사항을 개선해나가야 한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상황에 대비해 서둘러 원격수업을 안착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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