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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계로 분류되는 양향자 최고위원은 엊그제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이 전문 시위꾼처럼 귀족노조들이 자리를 차지하는 방식으로 한다”고 말했다. 전윤철 공동선대위원장은 “제조업은 한계에 직면했고 악성노조까지 감안하면 민간기업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여력이 적다”고 말했다. ‘전문 시위꾼’ ‘귀족노조’ ‘악성노조’ 등의 발언은 노조를 혐오 집단으로 낙인찍는다는 면에서 종북몰이와 다를 바 없다. 앞서 안보 자문역으로 영입한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은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시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군인들은 아무 죄가 없다”고 했다. 발언이 문제가 되자 당사자들이 사과하거나 캠프를 떠났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다. 유력 대권주자 주변의 발언이 이렇게 가벼워서야 어떻게 믿음을 줄 수 있겠는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일 서울 구로구 G-벨리컨벤션 센터에서 정보통신기술(ICT) 현장 리더들과 간담회를 갖고있다. 이준헌 기자

문재인 캠프 인사들의 잇단 구설은 단순한 말실수로만 보기 어렵다. 문 전 대표는 매일같이 인재 영입을 발표하고 있다. 지금까지 참여한 각계 인사만 1000명이 훌쩍 넘는다. 유능한 인재들을 영입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연구 자문을 넘어 세(勢) 과시용으로 무분별 영입하는 것은 곤란하다. 최근에는 미디어특보단에 합류한 전 연합뉴스 편집국장의 이명박 정부 시절 친정부 편향 보도 경력을 놓고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캠프 외연 확장에 집중한 나머지 내실에 소홀한 인상이 짙다.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문재인 캠프가 어떤 나라를 만들려는 것인지 믿음을 주지 못하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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