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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규모의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수족관 곳곳에서 물이 새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족관은 관람객들이 눈앞에서 물고기의 움직임을 보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든 놀이시설이다. 누수 현상은 1주일째 계속됐지만 롯데 측은 이를 숨긴 채 영업행위를 계속해 왔다. 어제 정부의 합동안전점검 결과 당초 문제가 된 1곳 외에 2곳 이상의 수족관에서 누수 현상이 추가로 발견됐다. 제2롯데월드는 그간 공사 도중 화재와 노동자 추락사고, 건축물 균열 같은 각종 안전사고가 끊이질 않았던 곳이라 더 걱정이다.

누수 현상이 발견된 곳은 지하 2층 아쿠아리움이다. 벽 콘크리트와 수족관의 아크릴이 맞닿은 부분에 균열이 생겨 그 틈새로 물이 샜다고 한다. 롯데 관계자는 “미세한 누수 현상은 아쿠아리움 개관 초기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누수는 언제 어디든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안전 의식이다. 아쿠아리움은 어린이 관람객이 주로 찾는 놀이시설이다. 미세 균열은 제2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경고신호다. 고객들에게 사전에 알린 뒤 안전조치를 취하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누수 부위를 판자로 막아놓고 고객들에게 쉬쉬하는 것은 대기업의 자세가 아니다.

국내 최대큐모로 지난 10월 개장한 서울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수중터널 구군에 누수가 발생해 보수작업이 진행중이다. 9일 아쿠아리움 관계자가 누수 부분을 손으로 가리키며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출처 : 경향DB)


아쿠아리움 바로 밑 지하 3~5층엔 한전의 변전소가 자리 잡고 있다. 변전소 안전 문제는 아쿠아리움 개관 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던 사안이다. 혹 아쿠아리움에서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할 경우 15만4000Ⅴ의 고압 전류가 흐르는 변전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 여파는 상상을 초월한다. 국민안전처와 국토교통부의 민관 합동 안전점검에서도 수족관에서 대규모 누수 발생 시 변전소의 침수 대책이 집중 거론됐다. 이런데도 “전혀 위험하지 않다”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만 할 일인지 묻고 싶다.

시민 안전을 볼모로 한 무리한 영업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세월호 사고의 값비싼 교훈을 굳이 떠올릴 필요도 없다. 제2롯데월드의 안전사고는 한두 번이 아니다. 이번 아쿠아리움 누수 현상도 파면 팔수록 가관이다. 민관 합동조사반의 안전점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영업을 중단하는 게 옳다. 롯데의 안전의식도 달라져야 한다. 사고가 불거질 때마다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되풀이했지만 달라진 게 뭔가. 오죽했으면 오너인 신동빈 회장이 이곳에서 직접 사장단회의를 주재하며 “글로벌 톱 기업에 맞는 사회적 위상과 기업 이미지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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