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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이위천(食以爲天), 식즉명야(食卽命也)’라는 말이 있다. ‘밥이 하늘이고 밥은 곧 생명이다’라는 옛 성현의 말씀이다. 그러나 지금 세계는 비만, 당뇨,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암 등 성인병이 확산되면서 나라마다 국민건강과 식생활의 연관성을 중요한 이슈로 삼고 있다. 특히 성인병으로 고통받는 연령이 소아와 청소년대로까지 낮아지면서 국가차원에서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어 ‘인류적 재앙’이라고까지 표현되는 생활습관병이 이렇듯 만연하고 있을까? 주된 원인은 영양은 낮고, 칼로리는 높은 패스트푸드 위주의 잘못된 식습관에 있다.

생활습관병 중 무엇보다 위협적인 것은 비만이다. 부유한 국가는 소득·교육 수준이 낮은 계층에서, 가난한 국가는 소득이 높고 교육정도가 높은 계층에서 비만율이 높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비만을 ‘21세기 신종전염병’이라고 했다. 유엔 역시 “비만은 흡연 못지않게 건강을 위협하는 문제”로 경고하고 나섰다. 이처럼 경제적으로 부유한 국가, 가난한 국가 할 것 없이 모든 국가에 전염병처럼 만연되어 있을 정도로 비만이 심각한 질병이 된 지 오래됐다.

세계 최고의 식량 대국이자 식품산업국인 미국은 아이러니하게도 비만 문제에 크게 노출되어 있다. 심지어 미국은 스스로를 ‘건강 최빈국’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 상원 영양특별위원회는 “미국이 지금과 같은 영양, 건강정책을 지속할 경우 현재 어린세대의 수명은 부모세대보다 짧아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며 “20세기 초의 식사로 되돌아가자”고 주장한다. 또 대통령 부인인 미셸 오바마는 2010년부터 소아비만 해결을 위해 ‘Let’s Move’ 캠페인을 100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 미국 버클리시는 탄산음료에 세금을 부과키로 법률을 제정하고 나섰으며 유럽은 비만세 도입 등 비만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패스트푸드 브랜드 맥도날드 (출처 : 경향DB)


우리나라 역시 비만이라는 생활습관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비만으로 인한 진료비만 매년 2조7000억원이 들고 있다. 최근에는 ‘비만대책위원회’까지 구성됐다.

비만을 유발하는 잘못된 식생활 개선은 국가 공동체적 과제이다. 농식품부에서 현재 민관 협력으로 채소·과일 많이 먹기, 아침밥 먹기 등의 실천 지침이 담긴 ‘바른 밥상, 밝은 100세’라는 식습관 개선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식생활교육지원법,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특별법 등을 제정하고 국민건강증진법, 학교급식법을 통해 건강과 식생활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범국민적 실천이 필요하다.

잘못된 식생활을 바로 세우고,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먹거리 자급 체계를 보장하여 국민 건강을 지키는 것은 정부가 직면하고 있는 시대적 과제이다.

이는 국민의 의료비 지출 부담을 줄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한 구성원들을 일구는 건강한 국가, 나아가 부강한 국가를 만드는 일과 같다. 가정경제는 물론이고 국민경제에도 크게 기여한다.


황민영 | 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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