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원내 30석 규모의 제3당인 바른미래당이 13일 공식 출범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이날 합당안을 추인하고 창당을 선언했다. 새 정치와 신보수를 야심차게 내세웠던 양당은 창당 1~2년 만에 간판을 내렸다. 거대 양당 체제라는 정치 현실에서 제3세력을 유지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 통합신당은 다시 한번 제3의 대안세력으로 자리 잡기 위한 독자생존의 새 길에 들어서게 됐다.

13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출범대회에서 유승민, 박주선 공동대표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중도·실용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는 여전히 살아있다. 지난 총선·대선에서 유권자들이 두 당에 적지 않은 표를 준 것은 거대 양당 체제에 대한 불신 탓이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12일 발표한 ‘잠재 정당 지지도’에 따르면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은 11%로 나타났다. 두 당 지지율의 합(국민의당 4.8%, 바른정당 5.7%)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치다. 통합 과정에서 숱한 잡음과 곡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3당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바른미래당은 보수도 진보도 아닌, 호남의 ‘합리적 중도’와 영남 ‘개혁적 보수’의 결합을 표방하고 있다. 영호남 중심의 지역주의와 거대 양당 대립 정치를 지양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당의 앞길은 순탄치 않다. 이념과 노선, 정체성 등에서 간극이 큰 점은 최대 걸림돌이다. ‘이종(異種)교배’의 정치실험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양당은 합당 전날까지도 신당 강령에 ‘진보’ ‘햇볕정책’을 담는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다 합의에 실패했다. 앞으로 대북정책 등 각종 현안에서 불분명한 입장과 본질적인 인식 차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과제는 녹록지 않다. 국민의당 출신 의원 중 비례대표 3명은 민주평화당을 지지하는 등 당내 분란의 불씨도 살아있다. 외부 개혁세력 영입을 통해 제3지대 폭을 넓히는 작업은 시급하다. 바른미래당의 안착 여부는 6월 지방선거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내분과 양당 시각차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시민들의 기대는 일거에 사라질 수 있다.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