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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은 북핵 문제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두 정상은 북핵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의 충실한 이행에 뜻을 같이했지만 가시적인 해법은 도출하지 못했다. 북핵 위기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데도 단순한 상황관리에만 치중하는 중국과, 중국 역할론에만 몰두하는 미국의 태도가 실망스럽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중국이 북핵 해결에 협력하면 좋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우리는 독자적인 방도를 마련할 것이고, 마련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의 평화적 해결을 추구한다면서도 북한의 태도변화가 없다면 대화는 없다고 못 박았다. 미국은 회담 전에도 독자 대응 의사를 밝혔지만 이번에는 화학무기를 사용한 시리아를 미사일로 공격한 뒤에 나온 것이어서 무게가 사뭇 다르다.

6~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6일 중국 베이징의 신문판매대에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표지에 실린 잡지들이 놓여 있다. 베이징 _ AFP연합뉴스

미국은 말로만 그치지 않고 한반도 주변에 군사력을 증강배치하고 있다.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기함으로 하는 항모강습단을 한반도 주변 해역에 배치했다.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북핵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 내 핵무기 배치, 김정은 제거 작전, 한·미 특수부대 북파 등 3대 대북전략 옵션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을 중국이 적극적 역할을 하도록 유인하는 압박수단만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북한이 ‘레드 라인’을 넘어설 경우 군사 행동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강해 보인다.

북한 역시 강경 일변도다. 북한은 오는 15일 김일성 생일 105주년과 25일 군창건기념일을 앞두고 6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북한은 미국의 시리아 공격에 대해 “자위적 국방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핵 해결의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했던 미·중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가 오히려 더 불안해진 형국이다. 특히 미·중 정상회담 등 외교적 해법이 교착상태에 빠진 사이에 군사적 대응이 테이블에 오르는 것은 달갑지 않은 일이다. 북핵은 군사적 대응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해결 기조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그렇잖아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수위는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아차 하는 순간 전면전으로 비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의 국정공백 상태에서 차기 대통령이 선출되기 전까지 한반도의 안정적 관리는 대단히 중요하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군사적 충돌이 발생해서는 안된다. 당장 남북한과 미국이 상대를 자극하는 언행부터 자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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