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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들의 ‘갑질’ 논란이 연달아 불거졌다.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포공항 직원과 실랑이를 벌이다 갑질 논란에 휩싸였고,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역 주민과 승강이를 벌이다 부적절한 행동으로 자질 시비에 휘말렸다. 하나같이 ‘내가 국회의원인데 감히 어디 앞에서’라는 비뚤어진 특권의식이 빚은 사달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 의원은 지난 20일 김포공항에서 항공기에 탑승하면서 신분증을 스마트폰 케이스에서 꺼내 보여달라는 공항 직원의 요구를 거부했다. 직원이 재차 요구하자 “매뉴얼을 가져 오라, 책임자를 불러달라”고 소리치는 등 고압적인 행동을 했다. 김 의원은 부인하지만, 당사자인 공항 직원은 이 과정에서 “이 XX 근무 똑바로 안 서네”라고 욕을 하고 고함을 질렀다고 증언하고 있다. 김 의원은 보좌진에게 “(한국공항)공사 사장한테 전화해”라면서 휴대전화를 꺼내 직원들 얼굴 사진까지 찍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시민의 입장에서 상식적인 문제제기와 원칙적인 항의를 했다”고 하지만 납득하기 어렵다. 무엇이 상식인가. 지갑에서 신분증을 꺼내 달라는 공항 직원의 요구를 일반 시민들은 당연히 준수하고 있다. 신분증을 꺼내지 않고, 호통치고, 공항공사 사장에게 전화를 건 것은 전형적인 ‘갑질’이다.
민 의원은 지역 주민과 승강이를 벌이다 침을 뱉은 행동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한 주민은 최근 버스정류장에서 민 의원이 “잘 지내시죠”라고 인사를 건네자 “이번 정부에서는 잘 지내고 있다”고 했더니, 그가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려 침을 뱉었다는 글을 ‘맘카페’에 올렸다. 글쓴이는 민 의원의 행동에 모욕감을 느껴 “지금 침 뱉으셨냐”고 따져 물었더니 민 의원이 노려보며 “왜 삐딱하게 나오시냐”고 답해 승강이를 벌였다고 했다. “비염이 도져서 코가 나오길래 돌아서서 침을 뱉었다”는 민 의원의 이상한 해명에 여론은 더 싸늘하다. “국민을 업신여기지 않는다면 국회의원으로서 도저히 제정신을 갖고 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정의당의 논평이 맞춤이다.
두 의원의 행동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사회적 상식에 반하며 찌든 특권의식에서 비롯된 부당한 처신이다.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기보다 겸허히 자성하고 진심 어린 사과가 있어야 한다. 이번 일이 국회의원들이 시민의 눈높이에서 유리된 자신들만의 구태한 특권의식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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